TSMC 주가 급등에 '경계심' 부각, "AI 반도체 수요 지속가능성에 의구심도"

▲ TSMC 주가 상승을 주도한 인공지능 반도체 수혜 기대감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는 투자기관의 의견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제품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 주가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성장 기대감에 반응해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기업가치에 지나친 프리미엄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15일 “TSMC의 가파른 주가 상승을 두고 시장에서 우려섞인 시선이 고개를 든다”며 “사업에 안고 있는 리스크를 무시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TSMC 주가는 2022년 10월 이래로 약 110%에 이르는 주가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 ‘열풍’이 불면서 핵심 파운드리 업체로 자리잡은 TSMC도 강력한 수혜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TSMC 지난해 매출에서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는 약 6% 비중을 차지한 데 그쳤다며 지나친 주가 상승세로 현재는 과매수 상태에 놓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TSMC 주가에 붙은 프리미엄이 역대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평가되며 그동안 낙관적 시선을 보이던 증권가에서도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TSMC에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조사기관 모닝스타도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얼마나 지속가능할 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투자에 매년 수백억 달러를 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도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결과가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 미칠 지정학적 리스크 등 영향도 TSMC 주가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미즈호증권은 TSMC 매출에서 약 20%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 수요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주가에 부정적 변수로 들었다.

다만 TSMC 주가가 다른 반도체기업과 비교하면 크게 고평가된 수준은 아니라는 반론도 나온다.

향후 실적 전망을 고려한 TSMC 주가수익비율(P/E)는 현재 16배 정도로 분석되는데 이는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기업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가깝다는 것이다.

대만 케세이증권은 블룸버그를 통해 “인공지능이 매출에 10% 이상을 차지하는 기업은 주가수익률이 30배 수준에 이르더라도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모닝스타와 미즈호증권 등 주요 기관 35곳은 TSMC 주식에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매도’ 의견을 낸 곳은 없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