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장비 수출 통제를 고려해 노후 반도체장비 판매도 중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지시각 11일 복수의 반도체장비업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노후 반도체장비를 판매하는 대신 창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대중국 제재를 고려해 노후 반도체장비 판매를 중단했다는 해외 보도가 나왔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부. <삼성전자> |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러시아에 대한 서방제재를 고려한 결정”이라며 “SK하이닉스는 저장공간이 부족해 일부 노후장비를 판매하고 있지만, 미국산 장비는 판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첨단공정으로 전환할 때, 노후 반도체장비가 생기면 이를 중고로 판매해왔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기업이 처분한 중고 반도체장비 가운데 일부 물량은 중간 유통업체를 거쳐 중국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중고 반도체장비가 중국에 수출되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7나노 공정을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우회경로를 통해 중고 반도체 장비를 확보한 결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네덜란드, 독일, 한국,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요청했다.
미국 와드와니 인공지능(AI)·첨단기술센터 소장인 그레고리 앨런은 “한국도 삼성이나 SK하이닉스가 사용하던 반도체장비가 SMIC나 YMTC 같은 중국 기업에 들어간다는 것을 안다”며 “이는 한·미 관계에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