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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머스크로 넘어갈까, 정부 선택은?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6-09-27 17: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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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머스크가 인수에 나설 경우 국가 해운업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는 만큼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해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의 데이비드 커스턴스 연구원은 “대부분의 해운사들이 모기업이나 해운동맹, 정부에 귀속돼 있는 상황에서 머스크가 인수할 수 있는 대상은 제한적”이라며 “머스크가 분명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머스크로 넘어갈까, 정부 선택은?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머스크는 최근 대형선박 발주를 중단한다고 선언하면서 시중에 매물로 나와 있는 선박인수를 통해 경쟁력을 키우는 쪽으로 선회했다.

머스크가 한진해운이나 현대상선을 인수할 것이라는 추측은 현대상선이 올해 6월 세계 최대 해운동맹인 2M에 가입한 뒤 꾸준히 제기됐다.

2M을 구성하고 있는 세계 1, 2위 해운사인 머스크와 MSC가 경쟁력이 뒤처지는 현대상선을 해운동맹에 가입시켜준 데 대해 현대상선 또는 한진해운 인수를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추측도 나돌았다.

머스크는 전 세계 노선 점유율이 15%에 이르지만 태평양노선 점유율은 8%로 낮은 편이다.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선박을 흡수할 경우 태평양노선 점유율을 2배 수준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커스턴스 연구원은 분석했다.

커스턴스 연구원에 따르면 머스크는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박 등 일부 자산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박의 가치는 14억 달러(1조5천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커스턴스 연구원은 “머스크 입장에서 현재 운항노선 중 부족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의 주채권은행이자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다. 정부가 국책은행을 통해 사실상 두 해운사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가 두 해운사 자산인수에 본격 나설 경우 정부가 어떤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이동걸 산업은행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결정하면서 “더 이상의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추석 연휴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진해운은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적인 노력이 매우 미흡했다”며 “정부가 어쩔 수 없이 도와줄 수밖에 없다는 안일한 생각이 국내 기업에 큰 손실을 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과 정부가 한 목소리로 한진그룹이 자발적으로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한 셈이다.

그런데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대란 사태가 불길처럼 번지면서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선박이 하역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50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정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진해운 법정관리와 물류사태 해결에 책임져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머스크뿐 아니라 현대상선도 한진해운 자산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자체적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기가 쉽지 않아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자산 인수에 나설 경우 정부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머스크가 좋은 조건에 한진해운 자산 인수를 제안해온다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 한진해운에 투입한 혈세를 회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1등 국적선사였던 한진해운을 잃을 경우 국가 해운업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해 무책임한 정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물류사태로 해운업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한진해운 자산이 외국 해운사의 손에 넘어갈 경우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이후 물류대란 사태 진화와 한진해운 자산처리 등 출구전략을 놓고 정부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이라며 “해운업이 국가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아 기업의 일이라고 정부가 나몰라라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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