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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총대전] '호화 이사회' 논란 포스코홀딩스 주총, 국민연금 대응 '촉각'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3-05 17: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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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2024년 3월 주주총회 시즌이 역대급 열기로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주주환원 확대 요구가 거센 가운데 국민연금과 행동주의 펀드 등의 주주 제안이 봇물을 이루고, 경영권을 둘러싼 치열한 표 대결도 예상된다. 정부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주주환원 확대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에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추가 지원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곳곳에서 전운이 감도는 ‘벚꽃 주총’ 이슈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3월 주총대전] '호화 이사회' 논란 포스코홀딩스 주총, 국민연금 대응 '촉각'
▲ 포스코그룹이 주총에서 장인화 신임 회장 선임 안건과 사내외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짓고 장인화 회장 체제를 안정적으로 출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을 일으킨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놓고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이달 열리는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 재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이번 주총에서 장인화 신임 회장 선임 안건과 사내외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짓고, 새 회장 체제로 공식 출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열리는 포스코홀딩스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사외이사 재선임은 물론 장인화 신임 회장 선임 등 주요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전원은 배임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의 의구심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해명이나 설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 및 관련 위원회가 사외이사 후보를 재추천한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어떠한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이사장의 발언은 주총에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조달청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 7인 모두는 현재 '호화 해외 이사회'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경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사외이사 가운데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장 맡았던 박희재 서울대 교수는 장 회장 내정자 선출 직후 임기만료를 1년 가량 앞두고 사임했다. 유진녕·손성규 사외이사는 내년 주총까지, 김준기 사외이사는 2026년 주총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이달로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자리에는 박성욱 전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포스코 안팎에선 이번 주총에 앞서 장인화 새 회장 체제 출범을 위해 유 전 장관과 권 전 청장이 국민연금 반대에 따라 사외이사직을 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후보추천위를 꾸린 포스코홀딩스 사외이사진이 '호화 이사회 논란'을 둘러싼 외부 압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도 장관 출신 외부 회장후보 인사들을 모두 배제하고, 포스코 전 사장 출신 장 후보를 최종 회장 내정자로 선출한 것을 고려하면 국민연금 반대에도 주총 안건을 밀어붙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해외 호화 이사회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이 건을 최초로 검찰에 고발했던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포항이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가 '장인화 회장 내정 원천 무효'를 요구는 상황에서 사외이사진까지 물러나면 '장 회장 체제'가 시작부터 외풍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주총과 관련해 김 이사장 개인 차원이 아닌 공식 입장은 밝힌 게 없다. 

하지만 사외이사 재선임안이 그대로 포스코홀딩스 주총 안건으로 상정되면, 이를 놓고 국민연금이 표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스코그룹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사외이사 논란이 장 내정자에까지 번져 국민연금 반대로 회장 후보를 선출하고도 최고경영자(CEO) 공백 사태를 맞은 KT 전철을 밟는 것이다. 장 내정자 역시 '호화 해외 이사회'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은 작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2022년 말 연임의사를 밝힌 뒤 이사회에서 연임 적격후보로 선정됐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KT 대표이사 선발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구 사장은 후보군에서 스스로 내려왔다. 그 뒤 KT 대표이사 최종후보에 올랐던 윤경림 전 KT 트랜스포메이션부문 사장도 자진 사퇴했다.

KT는 결국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사외이사진을 새로 구성하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던 연임 우선심사제도를 폐지해 현직 대표도 다른 후보들과 함께 심사받도록 제도를 수정한 뒤인 지난해 8월 말에야 LG CNS 사장 출신 김영섭 대표를 새 회장으로 선임할 수 있었다. 

다만 업계에선 포스코홀딩스가 KT의 전철의 밟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의 경우, KT와 달리 차기 회장 선출 절차 개시에 앞선 작년 12월 공정성 논란의 단초가 될 수 있는 연임 우선심사제도를 폐지하고, 현직 회장도 다른 후보와 동일선상에서 심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김 이사장이 사외이사 구성 전체가 아닌 사외이사 2인 '재추천'에 한정해 문제 삼은 것도 포스코그룹 장인화 차기 회장 선임에 반대하는 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앞서 KT 사례에서 국민연금은 구 전 대표가 연임 적격후보로 선정된 즉시 공식 반대 입장을 발표한 데 비해 포스코홀딩스 장 회장 내정자가 확정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현 시점에도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열고 장 회장 후보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포함한 4건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3건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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