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도서정가제' 적용범위에서 웹툰과 웹소설을 제외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관련 부처에 당부하면서 웹콘텐츠업계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
[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웹툰과 웹소설의 ‘도서정가제’ 적용을 제외하는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하면서 미스터블루, 키다리스튜디오 같은 상장 웹콘텐츠기업의 사업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출판물 유통과정에서 정해진 비율 이상으로 할인할 수 없도록 정해 그동안 웹툰과 웹소설, 전자책 등 새로운 형식의 출판물 시장의 성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12일 웹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웹콘텐츠 도서정가제 적용 제외 추진 방침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웹툰과 웹소설 산업에 훈풍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웹콘텐츠는 도서정가제에 묶여 할인 같은 프로모션에 제약을 받아 소비자와 창작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도서정가제를 규정하고 있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은 2014년 개정되면서 도서 정가의 10%까지만, 마일리지 같은 포인트제도를 포함해도 최대 15%까지만 할인하도록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무렵까지 웹콘텐츠업계에서 프로모션으로 활용했던 ‘기다리면 무료’라는 영업방식에 제약이 가해지며 소비자 편익이 저하되고 창작자의 홍보 기회도 제한된다는 비판이 나왔다.
정책전문가와 학계에서는 도서정가제의 시행이 웹콘텐츠뿐만 아니라 종이책 등 도서 발행에도 제약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진정민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도서발행의 가격탄력성과 도서정가제의 경제적 효과’ 논문에서 “가격 규제정책에 의해 도서가격이 15% 상승한다면 도서 판매량은 20.72% 감소한다”며 “도서출판산업의 가격 규제라는 방식의 일률적 시장개입은 전반적 시장 성과를 악화시킨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통해 웹툰과 웹소설의 도서정가제 적용 제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며 관련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1월18일 발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에서 2022년 웹툰산업 매출이 전년대비 실태조사를 시작한 2018년 이후 5년간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웹툰 플랫폼사의 매출은 2022년 1조1277억 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다.
웹툰과 웹소설 같은 웹콘텐츠산업의 성장세가 도서정가제 예외 적용으로 탄력을 받게 되면 플랫폼 운영사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사도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나온다.
▲ 웹콘텐츠업체 미스터블루와 키다리스튜디오 로고 모습.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특히 기업신용평가업계에서는 정부 정책변화를 타고 웹콘텐츠 업계에서 단단한 기반을 지닌 미스터블루와 키다리스튜디오와 같은 상장사의 사업기회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스터블루는 만화 및 소설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변환해 PC 또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콘텐츠사업과 웹소설 사업, 게임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서비스하는 온라인 게임 사업을 하는 회사다. 2002년 11월 설립돼 2015년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웹툰콘텐츠 47%, 웹소설 24% 게임 29%로 구성돼 있다.
미스터블루는 웹툰 전문제작 독립스튜디오인 ‘블루코믹스’를 통해 작품성이 우수한 웹툰을 자체적으로 제작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체 웹툰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 등 국내 다수의 플랫폼에 웹툰과 웹소설을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어 도서정가제 적용이 제외되면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최민주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미스터블루는 2022년 웹소설업체 인수로 웹소설과 웹툰, 게임이라는 연관산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영상화와 게임화를 구현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춰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키다리스튜디오 역시 미스터블루와 마찬가지로 웹툰·웹소설 콘텐츠 제작(CP)과 플랫폼 비즈니스를 함께 하고 있는 회사다. 웹툰 89%, 웹소설 3%, 영상콘텐츠 제작 및 부가 판권 유통 사업 8% 비중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코스피 상장회사다.
키다리스튜디오는 2023년 기준 4개의 자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200여 독점 웹툰 웹소설 작품이 신규로 창출되고 있다.
특히 2017년에는 여성독자를 중점 타깃으로 해 여성전문 웹툰 및 웹소설 분야에서 점유율 1위를 한 ‘봄코믹스’를 인수하면서 독자 범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키다리스튜디오는 봄코믹스의 플랫폼 ‘봄툰’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자체플랫폼인 ‘벨툰’과 ‘레진코믹스’, ‘델리툰’을 이용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웹툰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기업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키다리스튜디오의 전체 회원수는 약 4600만 명으로 추정되며 결제금액도 지속적으로 상승추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양준호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키다리스튜디오는 현재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 시장과 태국과 대만 같은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유럽과 중화권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웹툰 및 웹소설의 IP(지적재산권) 판매 뿐만 아니라 드라마 공동제작도 진출해 글로벌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