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이 올해 안에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자구안의 하나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 인수후보는 사실상 LIG투자증권 한 곳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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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익수 하이투자증권 사장. |
하이투자증권의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LIG투자증권과 국내 사모펀드(PEF)인 인베스투스글로벌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았는데 인베스투스글로벌이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회장은 20일 한 인터뷰에서 “대만계 증권사인 KGI증권을 전략적투자자(SI)로 유치하려 했지만 KGI증권이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인수전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캡티브마켓’에 퇴직연금부문의 수익을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어 인수 이후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KGI증권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기준으로 퇴직연금 5582억 원을 운용하고 있는데 현대중공업그룹의 비중이 26.9%에 이른다.
LIG투자증권도 하이투자증권을 적정한 매각가격에 사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어 인수전을 완주할지 불확실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하이투자증권의 매각가격을 장부가격인 8천억 원 이상으로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투자 관계자들은 하이투자증권의 예상 매각가격을 5천억~6천억 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한영회계법인이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투자의향서를 마감없이 받기로 해 향후 다른 투자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인수후보로 거명되던 회사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최근 “하이투자증권 인수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으며 아주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 등도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연말까지 팔기로 한 일정을 늦출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 매각가격이 높아지려면 인수후보가 2곳 이상 나와야 하는데 지금은 인수경쟁이 나타나기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유효한 인수후보가 추가로 나타날 때까지 매각작업 자체를 뒤로 미룰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