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면세점사업에 진출할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현안인 재무구조 개선에 온힘을 쏟고 있어 신사업인 면세점사업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랜드, 면세점사업 진출 놓고 고민 또 고민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하지만 티니위니와 부동산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일부 가시화한 만큼 마지막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기 위해 나설 수도 있다.

19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시내면세점 입찰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서울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4곳(대기업 3곳, 중소기업 1곳) 내주기로 하고 6월 초에 특허신청 공고를 냈다. 접수기간은 10월4일까지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서울 시내면세점 입찰 참여와 관련해서 아직 공식적으로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아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그룹의 현안인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삼겠다고 밝혀온 만큼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면세점시장의 규모가 커졌지만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면세점업에서 신규업체들이 안착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랜드그룹은 이제 막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 된 상황이기 때문에 큰 비용부담을 수반하는 신사업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획득한 신규업체들은 모두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2016년 6월 말 연결기준으로 이랜드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부채비율은 295.05%에 이른다. 티니위니와 부동산 매각대금이 모두 유입되면 올해 안에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이랜드그룹은 보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지난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며 면세점 부지로 내세웠던 서교동 부지까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했다.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투어몰은 서교동 소재 토지 6735.9㎡ 등을 엠에스서교에 970억 원에 처분했다고 13일 밝혔다.

하지만 이랜드그룹이 사실상 마지막 시내면세점 특허권이 걸린 이번 입찰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이 그동안 9월 안에 부채비율을 떨어뜨리려고 했던 것은 10월 면세점 입찰에 대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킴스클럽 매각이 무산되면서 계획이 다소 어긋나긴 했어도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됐고 올해 말 중국법인의 상장전지분투자를 실시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면세점사업 진출 여력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교동 부지 매각의 경우 이번 입찰 참여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이랜드가 시내면세점 입찰에서 탈락한 것은 서교동 부지가 건물은 없고 땅만 있는 나대지였기 때문”이라며 “입찰에 참여한다면 건물이 있는 입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