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민, 대우건설 주가 어떻게 올릴까  
▲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주가를 부양해야 한다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까?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비금융자회사를 이른 시일 안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지만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산업은행이 ‘낙하산 인사’ 논란을 감수하며 박 사장을 대우건설 수장으로 발탁했는데 박 사장이 산업은행의 기대에 부응해 순조로운 매각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박창민 사장과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영입, 실적과 주요현안 등에 사전협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업무협약 양해각서(MOU)를 최근 체결했다.

양해각서에는 박 사장이 해외 기업설명회(IR)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 대우건설의 기업가치를 홍보해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힘써줄 것을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은행의 행보는 향후 대우건설 매각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KDB밸류제6호’를 통해 대우건설의 지분을 50.75% 보유한 최대주주다. KDB밸류제6호는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전액을 출자한 사모펀드로 내년 10월이면 펀드가 만기된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펀드만기 시점에 대우건설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라면 매각이 쉽지 않다.

산업은행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부터 대우건설을 인수했던 2011년 당시만 해도 대우건설 주가는 1만5천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6천 원대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가가 현재 수준에서 반등하지 못한다면 산업은행은 투자금액의 상당부분을 손해보게 된다.

산업은행은 박영식 전 사장이 재임할 당시에도 주가를 부양할 것을 주문했지만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박창민 사장은 해외사업을 정상화해 대우건설 주가부양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대우건설 사장에 취임한 뒤 7일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 참석하며 첫 공식행보에 나섰다.

박 사장은 현대산업개발 사장 출신으로 해외사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박 사장이 첫 공식행사로 해외사업과 관련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런 시장의 시각을 씻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다.

박 사장은 취임사에서도 “해외사업에서 저마진 최저가 경쟁을 지양하고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가치사슬(밸류체인)을 확대하고 기획제안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해외에서 모두 5조3490억 원을 수주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았지만 2분기 말까지 5187억 원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목표의 10%도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박 사장은 8일 카타르에서 7억3천만 달러 규모의 도로 건설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박 사장이 취임한 이후 첫 번째 수주성과를 올린 것인데 단번에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을 초과하는 수주실적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