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중동 신도시 건설이라는 메가프로젝트에 힘입어 실적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글로벌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리야드 디리야 등에 이어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 관련 건설사업관리(PM) 사업도 따내면서 해외사업 확대에 힘을 붙이고 있다.
 
한미글로벌 중동 신도시 건설 수혜 ‘다크호스’, 김종훈 실적 신기록 이어간다

▲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이 중동 수혜를 등에 업고 실적 신기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자료에 따르면 한미글로벌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650억 원, 영업이익 34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보다 매출은 24.1%, 영업이익은 10.7% 늘어나는 것이다.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중동 등 해외사업과 영국 건설사업관리기업 워커사임 인수 등으로 창립 뒤 최고 실적을 냈는데 올해도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글로벌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2년에도 각각 전년대비 38.6%, 56.8%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실적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감이 늘어나면서 해외법인 등을 포함한 회사의 연결기준 직원 수도 2022년 2026명, 올해 3분기 기준 2149명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294명, 123명 늘었다. 

한미글로벌은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제2중동붐’의 수혜를 제대로 성과로 이어가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건설사업관리(PM) 단일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설계·조달·시공(EPC)사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주 규모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회사는 한국 건설업계에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과 나란히 사우디 네옴시티 관련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따내는 등 중동 신도시 건설사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한미글로벌 사우디법인은 2022년 매출 211억 원을 거뒀다. 2021년(111억 원)과 비교해 매출이 거의 두 배가 됐다. 

올해 사우디법인은 3분기까지 매출 264억 원을 내면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한미글로벌은 기존 한미인터내셔널이던 사우디법인 이름도 올해부터 한미글로벌사우디로 바꾸고 중동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사우디 네옴시티 건설 관련 사업관리부분 용역계약 8개를 체결해 현재 4개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네옴시티 건설 특별 총괄프로그램관리 용역부터 네옴시티 글로벌자문서비스 용역, 네옴 문서관리 시스템 개발용역, 네옴시티 근로자용 주거시설 건설 관련 용역사업 등이다. 한미글로벌 영국 자회사도 네옴시티 더라인 프로젝트 용역을 따내면서 실적을 보탰다.

한미글로벌에 따르면 회사는 네옴시티 발주처와 기본사업협정(Framework Agreement)을 맺고 있어 후속 수주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글로벌은 네옴시티 외에도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20km 떨어진 디리야지역에 대규모 주거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개발사업의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한미글로벌은 앞서 2022년 7월 디리야 개발 프로젝트 관련 건설사업관리 용역 440억 원 규모를 수주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우디 2030 엑스포, 2034 월드컵 유치 등에 따른 대규모 발주를 염두에 두고 사우디법인을 중동시장 지역거점으로 운영하면서 수주행보를 확장한다는 방침도 세워뒀다.
 
한미글로벌 중동 신도시 건설 수혜 ‘다크호스’, 김종훈 실적 신기록 이어간다

▲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 개발 조감도. <한미글로벌>


한미글로벌은 쿠웨이트 대규모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수주로 중동사업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한미글로벌은 이날 쿠웨이트 도심지에서 서쪽으로 30km 떨어진 한국 분당 3배 규모의 사막부지(면적 64.44㎢)를 개발하는 압둘라 신도시 조성 관련 건설사업관리(PM) 용역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압둘라 신도시 개발사업은 사업비 24조 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이번에 수주한 용역비는 97억 원 규모다.

한미글로벌은 2009년 주쿠웨이트 대한민국 대사관 건설 프로젝트, 2010년 쿠웨이트 국가 전역 유정 관련 시설 통합보안시스템 구축사업 등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현지에 신규법인까지 설립해 쿠웨이트 정부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겨냥할 예정이다.

쿠웨이트 정부는 사우디와 마찬가지로 ‘포스트 오일(Post Oil)’ 시대를 대비해 국가 중장기 발전전략인 ‘뉴 쿠웨이트 2035’를 추진하고 있다. 뉴 쿠웨이트 2035의 주요 내용 가운데 하나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신도시 건설이다. 한미글로벌은 현재 쿠웨이트 주택공급 물량이 부족해 대기자가 9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해외사업 확대를 통한 글로벌경영을 성장전략으로 내걸고 온힘을 쏟고 있다. 

한미글로벌은 2027년 회사 매출을 1조2천억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 가운데 절반을 해외사업에서 거둔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내수를 벗어난 글로벌경영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신규수주 목표도 2022년 4천억 원과 비교해 20% 이상 높여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2022년 12월 개인 블로그 ‘CEO 단상’ 페이지에 올린 2023년 경영전략 관련 글에서 “2022년도 쉬운 해가 아니었는데 한미글로벌은 지난해 쌓아둔 계약물량과 글로벌사업부의 분발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며 “2023년은 생존을 화두로 리스크 관리를 우선으로 하되 선진국 시장과 중동에서 좀 더 공격적 행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불확실한 대외 경영환경에서도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는 이어지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도 2024년도 ‘조직개편의 배경’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내년에도 해외시장 개척과 프로젝트 수행으로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했다. 김 회장은 “우리 회사도 건설산업 전반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미글로벌은 글로벌시장에서 비교적 탄탄한 실체를 보유하고 있어 해외사업이 여전히 우리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한미글로벌 NDR(기업설명회) 후기 보고서에서 “한미글로벌은 하이테크부문에 해외사업 성장이 더해질 전망”이라며 “앞으로 사우디 네옴시티는 더라인에서만 하위 프로젝트가 200~300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우디를 중심으로 한 공격적 수주 성장이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한미글로벌은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는 핵심사업인 네옴시티와 관련해 본격적 대규모 수주는 2024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부터 사우디와 미국 등 해외 대형 수주 등이 연간 실적으로 지속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