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계열사 CEO 인사 감감무소식, 연봉수준 낮아 김영섭 인재 수혈 애먹어

▲ KT 계열사 CEO 인사가 감감무소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이 본사 임원인사를 진행한 뒤 약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P) 인사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 

김영섭 사장은 외부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KT그룹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지급 가능한 급여 수준과 같은 제약조건으로 인해 외부 인재수혈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11월30일 본사 연말 임원인사를 진행한 뒤 바로 52개 계열사 CEO 인사를 진행할 것이란 기존 관측과 달리 인사가 이날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영섭 사장은 당초 KT 본사뿐 아니라 계열사 CEO 인사도 서두르려 했다.
 
KT 계열사 CEO 인사 감감무소식, 연봉수준 낮아 김영섭 인재 수혈 애먹어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


KT는 6개월 정도의 대표이사 경영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인사와 조직개편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계열사 대표들 가운데는 올해 3월 KT의 경영권이 공백인 상황에서 임시로 재선임된 인물들이 많은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교체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KT스카이라이프, KT클라우드, 케이뱅크, KT커머스, 스카이TV 등 주요 계열사 대표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통신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김 사장은 몇 달 전부터 외부에서 본사 및 계열사 후보들을 물색해왔다.

김 사장은 11월30일 KT 본사 인사에서도 5명의 부사장 가운데 3명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쇄신 의지를 분명히 했다.

또 이미 계열사 대표 10여 명에게 해임울 통보했고 김영섭 사장이 직접 차기 대표 후보자들과 면담까지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KT의 경쟁사 대비 낮은 보수 때문에 외부인재를 최종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KT가 제시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계열사 CEO 후보자들의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KT 계열사 CEO 인사 감감무소식, 연봉수준 낮아 김영섭 인재 수혈 애먹어

▲ 서울 광화문 KT빌딩.


KT가 2022년 이사(사내이사, 사외이사 포함) 10명에게 지급한 보수총액은 37억8천만 원으로 1인당 3억7800원씩 지급했다.

반면 2022년 SK텔레콤이 이사진에게 지급한 1인당 평균보수액은 4억9800만 원, LG유플러스는 4억3100만 원에 이른다.

대표이사 임금도 KT가 가장 적었다.

구현모 전 KT 대표이사 사장은 2022년 연봉으로 15억6100만 원을 받은 반면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은 22억8700만 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21억3700만 원을 받았다.
 
이와 같은 현상은 KT 계열사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KT 계열사 가운데 규모가 큰 KT스카이라이프 임원의 2022년 1인당 평균보수액은 1억3381만 원, KT텔레캅의 임원의 평균보수액은 1억800만 원에 그쳤다. 등기이사만 따로 놓고 보더라도 평균보수액은 각각 2억3318만 원, 1억5300만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KT는 2024년까지 실적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가용할 수 있는 자원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는 인건비, 제반경비 등 영업비용 증가 이슈가 2024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이동통신 매출액 감소 추세 및 제반 경비증가 분을 감안 시 2024년 본사 영업이익 감소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아직 KT 내부에 남아있는 보수적인 문화도 인재영입에 걸림돌로 꼽힌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KT 뿐만 아니라 통신업계 전체에 다소 보수적인 문화가 자리 잡고 있어 자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하는 외부 인력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통신업계에 들어왔다가 단기간에 퇴사한 IT 인재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