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은 2011년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에 오른 뒤 전문경영진에 전권을 일임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모범사례로 꼽혔다.
지난해 말 지주와 자회사 주식의 포괄적 교환을 통해 2중 상장된 자회사를 지주사의 완전자회사로 만든 점도 높게 평가됐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말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를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상장폐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기업분할과 2중 상장, 3중 상장이 만연한 한국 자본시장에서 보기 힘든 사례”라며 “메리츠금융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 일치, 전문경영체제 확립으로 기업가치가 지난 10년 동안 30배, 지난 3년 간 5배 넘게 상승하며 진정한 주주환원을 달성했다”고 바라봤다.
김 부회장은 “이 자리에 오기 전 조정호 회장께 수상소감으로 어떤 이야기를 원하시냐 물었더니 늘 하던 이야기를 하라고 하셨다”며 메리츠금융 경영진이 평소 많이 하는 말이라며 ‘함께 웃어야 오래 웃는다’는 경영방침을 소개했다.
그는 “메리츠금융은 그동안 나만 웃는 게 아니라 함께 웃는 것을 목표로 경영을 했더니 (이익, 주가, 기업가치 등) 모든 측면에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냈다”며 “귀납적 방식일 수 있겠지만 많은 기업들이 '메리츠처럼 함께 웃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이득이 되기 때문에 저 길로 가자'고 말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KCGI 강성부 대표는 행사 마무리 발언에서 “메리츠금융은 기업가치 상승을 통해 대주주와 투자자가 함께 크는 것을 보여줬다”며 “이렇게 커야 더 많이 크고 오래 크고 더 멀리 클 수 있다. 대주주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일반주주, 직원, 고객, 지역사회까지 모두 다 함께 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정운찬 전 총리는 “경제의 핵심은 기업이고 기업의 주인인 주주는 기업의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따라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통한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 지배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성부 KCGI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향한 우리의 작은 걸음이 모여 한국 자본시장을 개혁하고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소하며 국민들이 투자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는 길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조정호 회장 외에 자본시장부문에서 박유경 APG 아시아태평양 책임투자 본부장, 언론부문에서 곽정수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학계부문에서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정치법률부문에서는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가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박유경 본부장은 2023년 KT에 자사주를 이용한 상호주 체결 관련 주주제안을 통해 의제를 관찰한 점 등을 평가받았다.
곽정수 선임기자는 한겨레신문에서 36년 동안 대기업전문기자, 논설위원 등으로 일하며 대기업집단에 대한 견제, 기업 소유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권익보호, 대중소기업 간 갑을문제 개선 등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김우진 교수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일반주주 입장에서 실증적으로 규명한 점, 김주영 변호사는 일반주주를 대변하는 법무법인 한누리를 설립해 기업 지배구조 관련 분쟁에서 다수의 전향적 선례를 이끈 공로 등으로 상을 받았다.
혁신가상은 최명환 네이버 자본시장실장(경제부문),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자본시장부문), 유창재 한국경제신문 정치부장(언론부문),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학계부문), 심혜섭 남양유업 변호사(정치법률부문)에게 각각 돌아갔다.
이날 행사에서 대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2천만 원의 상금과 상패, 혁신가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1천만 원의 상금과 상패가 주어졌다. 이한재 기자
▲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기업거버넌스 대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단과 수상자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