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리콜 결정으로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가 폭발사고에 책임을 물고 리콜비용을 일부 부담할 가능성이 있어 적자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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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 |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가 리콜을 결정한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결함 대부분이 삼성SDI의 공급물량에서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며 “배터리 교체비용 대부분을 삼성SDI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일시적 판매중단으로 삼성SDI가 납품하는 배터리 물량까지 줄어들 경우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에 모두 180억 원이 감소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는 중대형배터리의 적자폭을 만회하는 데 고전하고 있어 3분기 260억 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으로 적자폭이 예상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갤럭시노트7의 폭발사고 원인이 배터리 분리막 손상에 따른 결함으로 나타났다며 스마트폰 설계 자체에 발생한 결함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이에 따라 삼성SDI에 추가적인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삼성SDI의 갤럭시노트7 배터리 공급비중이 기존 65% 정도에서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배터리 교체비용 외에 리콜에 발생하는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삼성전자가 소비자에 판매된 100만 대 이상의 제품을 모두 교환하고 유통망의 재고까지 회수해 점검할 경우 최소 1조 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노무라증권은 “애플은 2005년 노트북 배터리 과열 문제로 리콜을 실시했을 때 배터리 공급사인 LG화학에 비용을 요구한 적이 있다”며 “삼성전자가 비슷한 대처를 요구할 경우 삼성SDI에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에 리콜에 따른 손해배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경우에도 큰 폭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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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의 스마트폰용 리튬폴리머 배터리. |
삼성SDI의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며 신뢰도가 하락해 향후 소형배터리와 전기차배터리에서 모두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하반기에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장기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과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수주하는 데 이번 폭발사고에 따른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SDI가 주로 공급하는 리튬이온 방식 전지는 기술적 특성상 화재나 폭발위험을 안고 있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삼성SDI가 이번 사고로 신뢰를 잃을 경우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삼성SDI는 대규모 투자를 벌인 중대형배터리사업에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번 사고로 악재가 겹치며 당분간 실적과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 연구원은 “삼성SDI가 9월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국정부의 전기차배터리 심사가 미뤄지고 있다”며 “당분간 적자폭 확대와 주가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SDI 주가는 5일 전일보다 2.76% 하락한 10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사고가 처음 발생한 8월24일부터 9거래일 동안 13% 넘게 하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