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의 AI 반도체 규제에 ‘궁여지책’, 게임용 GPU도 분해해서 쓴다

▲ 중국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가져다가 분해해서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엔비디아의 지포스 RTX 4090. 제품 상단부에 쿨러가 보인다.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분해해 부품을 확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각)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는 엔비디아의 게임용 GPU인 ‘지포스 RTX 4090’을 분해한 뒤 부품을 재조립하는 공장이 중국 전역에 수백 곳이나 생겨났다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관계자가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를 통해 밝힌 내용에 근거한 보도였다. 

보도에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이 GPU를 하나씩 분해한 뒤 인공지능 반도체용 부품으로 교체하는 작업이 묘사됐다. 

개인용 컴퓨터가 아니라 거대 규모의 데이터 서버에서나 사용할 법한 쿨러(송풍장치)가 장착된다고도 전해졌다. 
 
지포스 RTX 4090에 들어있던 쿨러는 중고시장에 대거 풀렸다는 정황도 나왔다. 기존 쿨러만 따로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현황도 전해졌다.  

WCCF테크는 “새로 장착한 쿨러는 인공지능 연산에 필요한 서버 환경에 맞춤형인 부품”이라며 “공장은 수천 개의 엔비디아 게임용 GPU가 인공지능 솔루션으로 탈바꿈하는 현장”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게임용 GPU까지 분해해서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로 만드는 이유로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꼽혔다. 

미국이 첨단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으로 하여금 정부의 허가를 받게끔 통제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발전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로 50억 달러(약 6조5187억 원) 상당의 반도체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WCCF테크는 중국의 인공지능 업체들은 지포스 RTX 4090을 구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