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출신 김형준, 긴 인내 끝에 비아트론 성과 결실  
▲ 김형준 비아트론 대표.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비아트론이 디스플레이회사들의 투자확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김형준 대표는 교수에서 최고경영자(CEO)로 변신해  비아트론의 성공을 이끌고 있다

◆ 비아트론, 올해 최대실적 낼 듯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국내와 중국 디스플레이회사들이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관련 장비업체인 비아트론이 크게 혜택을 입어 2016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아트론은 올해 매출 94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 451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비아트론은 디스플레이패널 공정에 사용되는 열처리장비를 생산하는 회사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 받는 올레드패널 열처리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비아트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반장비보다 고온·고속으로 디스플레이 공정을 하는 인라인형(inline) 열처리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선명도와 안정성이 높은 고사양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온·고속으로 열처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비아트론은 고사양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2009년부터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국내외 디스플레이회사들이 올레드패널과 같은 고사양 디스플레이에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여 비아트론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회사들은 플렉시블 올레드패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폰패널이 LCD에서 플렉시블 올레드패널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회사들도 올레드패널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올해부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TV시장이 저성장에 접어들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디스플레이회사들이 올레드TV패널 대형라인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점도 비아트론에게 호조”라고 진단했다.

◆ 김형준, 교수에서 최고경영자로 변신

비아트론은 김형준 비아트론 대표가 2001년 세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다.

김 대표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미국으로 건너가 퍼듀대에서 금속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MIT에서 전자재료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IBM연구소와 LG반도체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1991년부터 홍익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교수 출신 김형준, 긴 인내 끝에 비아트론 성과 결실  
▲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013년 7월29일 오후 경기도 수원지방산업단지에 소재한 디스플레이용 열처리장비 전문업체 비아트론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관계자들을 격려하였다.
교수 시절 레이저를 이용하지 않고 열처리로만 결정화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01년 12월 비아트론을 세웠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레이저결정화 장비를 사용하는 것보다 획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그는 "오랜 기간 대학연구실에만 머물러있던 열처리기술을 실제 산업분야에 적용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비아트론을 세우기도 전에 미국 뉴턴캐피탈과 삼성벤처투자로부터 30억 원을 투자 받는 등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비아트론이 보유한 기술은 시장에서 검증된 것이 아니었고 올레드패널시장도 생각처럼 빠르게 성장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기술개발과 시장상황은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며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한다. 회사 설립 후 7년 정도 매출이 거의 없어 힘든 시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트론은 올레드패널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패널이 상용화되면서 2009년부터 급격하게 매출이 성장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기업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 등 해외에서도 비아트론의 열처리장비를 주문하기 시작했다.

비아트론은 2008년 매출액 7억 원에 불과했지만 2009년에는 63억 원으로 9배 성장했고 2010년에는 217억 원으로 뛰는 등 급격히 성장해 2012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