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TV 웹OS 전장으로 적용 확대, 조주완 1위 구글 추격 시동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LG전자의 웹OS를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해 점유율을 높여 구글의 아성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스마트TV 운영체제 웹OS를 자동차 전장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통합 디스플레이 시스템)에 이식해 점유율 확장에 고삐를 죄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LG전자의 하드웨어 기반에 더해 콘텐츠 소비의 연속성을 무기로 웹OS의 터전을 확장함으로써 앞선 구글과 삼성전자의 스마트TV 운영체제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웹OS 탑재 플랫폼 외연을 LG전자가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전장과 가전 등으로 다변화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 사장은 우선 LG전자가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올려둔 전장에서 입지를 이용해 웹OS의 저변을 넓히는데 노력하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운영체제 경쟁자인 구글과 같은 기업이 아직 진입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과 함께 양대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구나 인포테인먼트를 비롯한 차량용 장치의 통신을 담당하는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글로벌 점유율 1위(20% 중반 추정)를 차지하고 있어 웹OS를 접목할 경우 시너지를 낼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최근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에 웹OS를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제너럴모터스(GM) 및 볼보를 비롯한 다양한 완성차들과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권태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온라인 동영상을 차량에서도 소비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글로벌 1등을 차지하고 있는 가전 분야에서도 웹OS를 활용할 구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스마트TV뿐만 아니라 스마트 모니터, 포터블 디스플레이 스탠바이미 등 다양한 신가전에 웹OS를 탑재하면서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IT매체 인사이드CI는 웹OS가 탑재된 LG전자의 스마트 모니터(PC화면과 TV 양쪽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모니터)를 두고 문서작성 프로그램과 캘린더 등 생산성 프로그램 및 영상·음원 콘텐츠 소비 플랫폼을 모두 갖춰 PC가 필요 하지 않을 정도로 소비자들의 취향과 니즈를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조 사장은 LG전자의 가전 생태계에 진입한 소비자들이 친숙하게 웹OS를 사용해 볼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해 소비자들과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 사장은 올해 7월 미래비전 기자간담회에서도 웹OS의 확장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다가 차량에서도 만끽할 수 있도록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서비스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며 “집과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글로벌 스마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TV 웹OS 전장으로 적용 확대, 조주완 1위 구글 추격 시동

▲ LG전자 웹OS 활용 구상도. < LG전자 >

조 사장이 이처럼 LG전자의 하드웨어 사업에 웹OS 플랫폼을 입히는 시도를 통해 이 분야에서 구글이 가진 압도적 점유율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TV OS시장에서 구글은 42.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0.6%, LG전자는 11.8%로 뒤를 쫓고 있다.

웹OS의 점유율 확장은 단순히 프로그램 자체의 판매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연계된 광고수익창출, 생활가전 판매 촉진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광고를 보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가 정착돼 있기 때문에 부가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LG전자는 TV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웹OS를 통해 광고·콘텐츠 매출을 3천억 원 거둬들였고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기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에 더해 웹OS를 통해 광고 시스템을 운영하게 되면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읽을 수 있게 돼 LG전자의 가전판매에도 보탬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LG전자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하드웨어의 대표적 사례인 모바일 사업을 접었기 때문에 웹OS확장에 한계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글이 앞서나가고 있는 안드로이드 TV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에서도 활용되는 운영체제인 만큼 앱을 공유하는 등 콘텐츠의 다양성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이와 같은 웹OS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운영체제에서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기적으로 요금을 내면 기업이 구축한 서버에서 게임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게임서비스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채널 확장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IT전문매체 안드로이드 오소로티는 “LG전자의 웹OS는 구글 안드로이드 TV에 비해 사용자 인터페이스(사용 환경)와 리모컨 등 하드웨어 측면에서 최적화 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도 “다만 안드로이드 TV와 비교해 소비할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한 데다 크롬캐스트와 같은 부가적 기기로 확장성을 개선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