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엔비디아 AI칩 'B100' 3나노 수주, 삼성전자와 고객 확보 경쟁 앞서가

▲ 대만 디지타임스는 TSMC가 3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B100 블랙웰' 수주를 확보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사진은 엔비디아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이미지.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B100 블랙웰’이 TSMC 3나노 공정에서 제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26일(현지시각)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TSMC는 3나노 공정이 필요한 엔비디아 인공지능 칩 ‘B100’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주를 확보했다.

디지타임스는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의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반도체 B100은 TSMC 3나노를 활용해 2024년 4분기에 출시된다”며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인공지능 사업에서 AMD, 인텔의 도전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 3나노 공정의 첫 번째 고객은 애플이다.

애플 아이폰15프로 시리즈에 들어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7프로’는 TSMC의 3나노(N3) 공정이 적용됐다.

TSMC는 현재 3나노 반도체 생산능력을 대부분 애플 주문량을 소화하는데 쓰고 있다.

엔비디아가 사용할 TSMC의 3나노 공정의 구체적 종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TSMC는 3나노 공정을 업그레이드 세부 단계별로 N3, N3E, N3P, N3X 등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사용할 공정은 N3E 혹은 N3P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엔비디아가 TSMC 3나노를 활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정해진 수순이었다.

엔디비아는 이미 대부분의 반도체 생산을 TSMC에 맡기고 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인 H100은 TSMC의 4나노, A100은 TSMC 7나노 공정을 활용해 만들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 외에도 최근 퀄컴, 미디어텍과 3나노 공정 공급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3나노 고객사를 확보하기 더욱 어려워진 셈이다.

대만 경제일보는 “TSMC는 주요 글로벌 반도체기업의 최우선 선택지로 자리잡았다”며 “삼성전자와 인텔 등 라이벌이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신기술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적용한 3나노 공정으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 수율(완성품 비율)을 최근 60% 이상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되며 AMD, 엔비디아, 퀄컴 등에도 공급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퀄컴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를 두 군데 이상으로 유지하는 ‘멀티 파운드리’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도 협력할 여지가 있다.

AMD는 올해 하반기 TSMC 5나노 기반의 인공지능 GPU ‘MI300’을 출시하고 2025년경 3나노 기반의 인공지능 칩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IT전문매체 익스트림테크는 “TSMC의 3나노 고객이 늘어나면서 TSMC가 겪고 있는 반도체 패키징 ‘병목현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