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애플과 중국에 ‘샌드위치’, 노태문 폴더블폰만으론 '역부족'

▲ 삼성전자가 프리미엄과 중저가 스마트폰 각각에서 애플과 중국업체들에 밀리는 상황을 만나게 돼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는 애플에 밀리고,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는 중국업체에 쫓기는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에 놓여 있다.

이에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보급형 폴더블폰을 통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앞당김으로써 프리미엄 스마트폰 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폴더블폰 시장 규모 자체가 여전히 작아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애플을 따라가기에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2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노 사장은 보다 저렴한 폴드블폰을 내년에 출시하기 위해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T정보유출자(팁스터) 레베그너스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삼성전자가 내년에 갤럭시Z플립6·폴드6에 이어 보급형 폴더블폰 출시를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갤럭시Z시리즈 2종의 폴더블폰 라인업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와 같은 관측이 맞다면 내년에는 처음으로 최소 3종 이상의 폴더블폰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을 2022년보다 50% 이상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제시한 바 있어 내년에는 폴더블폰 대세화에 보다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올해 7월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올해 삼성전자 폴더블 제품 판매량에 대해 전체 시장 성장률에 준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삼성전자 내부 분석이 아니라 여러 시장기관의 조사결과와 분석을 참조할 때 5년 안으로 연간 1억 대의 폴더블폰 판매수량을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애플과 중국에 ‘샌드위치’, 노태문 폴더블폰만으론 '역부족'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사진)은 보급형 폴더블폰을 내년에 내놓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노 사장의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한 보급형 폴더블폰 출시전략이 삼성전자가 처해 있는 이른바 ‘샌드위치’ 신세를 극복할 확실한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폴더블폰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비주류 제품으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023년 폴더블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43% 급증한 1830만 대에 이를 것”이라며 “그러나 올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보급률이 2027년에도 5%를 간신히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폴더블폰을 내세운다고 해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을 비약적으로 늘리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지금껏 삼성전자는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은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올해 2분기까지 세계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중저가 제품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올라와 삼성전자로서는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프리미엄폰이 시장을 이끌고 있어 2023년 전체로 보면 애플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출하량 기준 점유율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를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특히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다.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가격 1천 달러 이상 기준)은 현재 애플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2023년 1분기 96.1%, 2분기 98.4%로 압도적인 수준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점유율이 1.1%에 불과했으나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3분기 8.3%로 끌어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애플인 아이폰15 시리즈를 출시함으로써 4분기에는 다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폴더블폰의 연간 판매 예상수량은 1천만 대 안팎으로 2022년 삼성전자의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2억5700만 대의 3~4%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15 출하량을 연말까지 8700만 대 정도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수량에서 삼성전자 폴더블폰이 아이폰과 경쟁하기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에 더해 애플이 새로운 폼팩터를 지닌 스마트폰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기 때문에 노 사장으로서는 새 폼팩터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IT전문매체 애플인사이더는 올해 7월 애플은 최근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전자장치’라는 타이틀로 미국 특허를 출원했다는 점을 알렸다.

일반적으로 특허 출원은 ‘신청 단계’를 의미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느 시점에 등록이 될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애플이 새로운 폼팩터를 내놓으며 시장을 흔들게 되면 노 사장으로서는 폴더블폰 대중화를 추진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IT전문매체 원더풀엔지니어링은 “롤러블 디자인은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라면서 “생산성과 멀티미디어, 다중 작업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매력을 끌 수 있어 산업전반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