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럽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업체를 견제하는 기류가 형성되며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유럽 완성차업체들과 협업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장 큰 수혜기업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꼽혔다.
▲ 유럽시장에서 중국 전기차업체를 견제하는 기류가 형성되는 가운데 이런 흐름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LG에너지솔루션 >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5일 “당초 유럽의 중국을 향한 규제가 미국처럼 전면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중국과 관계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아진 상황은 유럽이 자국 산업을 보호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 됐다”고 바라봤다.
강 연구원은 “유럽은 한국 업체들과 협업이 최선의 대안이 될 전망”이라며 “이와 같은 흐름에서 가장 큰 수혜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13일 정책연설에서 중국으로부터 유럽연합 역내에 수입되는 전기차에 대해 반보조금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유럽연합의 중국 전기차를 향한 태도 변화는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해 유럽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유럽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점유율은 10%를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졌다.
유럽 자동차가 중국 시장에서 작지 않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유럽이 미국처럼 중국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시행하지는 않았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폭스바겐(VW)의 점유율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전기차 보급 정책을 바탕으로 중국 BYD보다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도 역내 생산자 보호를 위해 징벌적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사 대상에는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까지 포함되는 만큼 테슬라나 르노, BMW 등의 브랜드도 중국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탑재했다면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유럽이 최적의 협업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곳으로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꼽힌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시장 내 생산기반을 단단히 갖춘 만큼 이런 기조에 따른 수혜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강 연구원은 “유럽도 자체적으로 배터리업체를 육성하려 하고 있지만 노스볼트(Northvolt)를 비롯한 유럽 배터리기업의 양산 성공 소식을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유럽 배터리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적으로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통해 유럽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여력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강 연구원은 “LFP배터리에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중국업체를 제외하고는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빠를 것으로 판단한다”며 “빠르면 2026년부터 LG에너지솔루션의 LFP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가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주가가 4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증대와 신차 출시 주기, 실적 모멘텀 등을 반등 전망의 이유로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2차전지 업종 최선호주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을 꼽았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