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밀리의서재는 영업이익률을 20% 가까이 높이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확보했다. 상장 이후에는 구독 서비스 외에도 작가에게 오픈된 출간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일반도서 분야에서는 밀리의서재가 작가를 발굴, 육성하는 역할을 맡겠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63 컨벤션센터에서 기업공개(IPO)를 위한 간담회를 열고 상장 뒤 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밀리의서재 코스닥 상장 재도전 서영택,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

▲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이사가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대한다.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는 현재 구독형 독서 플랫폼으로서의 인지도를 활용해 웹소설 시장에 진출, 참여형 지식재산권(IP) 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서 대표는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 내내 담담하고도 차분한 어조로 밀리의서재의 향후 전망과 기업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설립된 구독형 독서 플랫폼 기업이다. 2017년 10월에는 월정액 서비스를 도입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자책 구독서비스를 선보였다.

서 대표는 우선 초기 단계를 지나고 있는 구독형 독서 플랫폼 시장의 성장성과 밀리의서재의 현재 입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구독형 독서 시장의 전망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며 “음악과 영화 등 콘텐츠 분야들이 구독 서비스 도입을 통해 디지털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듯 도서 분야도 구독 서비스 시작은 늦었지만 전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시장 침투율이 70%대에 이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음원 스트리밍 분야에 비해 독서 플랫폼은 시장 침투율(잠재 이용자 대비 현재 이용자)이 7%에 불과해 침투율이 늘어난다면 이용자가 1천만 명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영택 대표는 앞서 웅진씽크빅 대표로 일할 당시 2014년 ‘웅진북클럽’을 출시하면서 월정액 독서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웅진북클럽은 아동용 책과 디지털콘텐츠 등을 태블릿PC에서 읽을 수 있도록 한 정액제 서비스다. 서영택 대표는 이 사업을 성공시키면서 웅진씽크빅의 종이책 판매업체에서 디지털 교육 기업으로 전환과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웅진북클럽은 현재 ‘밀리의서재’의 모태가 된 서비스기도 하다. 서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6년 웅진씽크빅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스타트업 밀리의서재를 창업했다. 

밀리의서재는 현재 구독형 독서 플랫폼 시장에서 점유율 62.9%를 차지하고 있는 가장 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서 대표는 “밀리의서재의 인지도가 굉장히 높아서 단기적으로는 이 입지가 크게 흔들릴 것 같지 않다”며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양이나 질적인 측면인데 이 부분에서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만큼 밀리의서재 입지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독서비스의 핵심지표는 유료전환율과 재구독률이다”며 “밀리의 서재 유료전환율(상반기 기준 37.4%)과 재구독률(87.6%) 지표는 글로벌 최고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밀리의서재는 2021년 9월 지니뮤직에 인수되면서 KT 그룹에 편입됐다. 서 대표는 통신사 번들링(상품 결합해 판매) 등 시너지가 발생하면서 구독자를 꾸준히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금제 번들링 상품은 실제 이용률이 중요한데 밀리의서재 실제 이용률은 25%를 돌파해 30%에 근접해가고 있기에 번들링으로서 굉장히 매력적인 상품이다”며 “이에 KT, LG 등 통신사 안에서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KT 그룹 최근 인사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이번 김영섭 KT그룹 최고경영자(CEO) 선임 이후 큰 전략적인 변화를 느끼진 못했다”면서 "출판시장과 함께 상생하고 출판 시장이 한 단계 나아갈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해주셔서 밀리의서재도 그러한 방향으로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밀리의서재 코스닥 상장 재도전 서영택,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

▲ 이날 밀리의서재 기자간담회에는 50여 명의 기자가 모여 평소보다 북적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 대표는 밀리의서재 실적이 안정적인 구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이익 미실현 기업으로 상장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는 일반상장으로 방식을 바꿔 IPO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말 흑자전환 한 뒤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률 19.2%를 기록하면서 본격적인 이익 구간에 돌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지난해 이익 미실현 기업으로 상장을 시도했는데 당시 플랫폼 기업들이 대부분 적자가 심해 우려가 많았던 것 같다”며 “밀리의서재는 이제 20%에 약간 못 미치게 이익을 내면서 안정적인 구조로 이어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우선 기업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5% 미만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매출의 5% 가량을 마케팅으로 사용하면서 비용을 효율적으로 투자하는 가운데 콘텐츠 확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공모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대부분 콘텐츠에 사용할 계획이다”며 사업으로 분류하면 출간 플랫폼에 투자하거나, 구독 서비스 가운데 부족한 분야의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여성향 로맨스 중심으로 웹소설 등 장르 서비스 진출, 작품 업로드를 통한 참여형 플랫폼으로 진화 등을 향후 계획으로 꼽았다. 

밀리의서재가 상장에 도전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상장 철회 이후 약 10달 만이다. 당시 냉랭했던 IPO시장 한파 속 성장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밀리의서재는 눈높이를 낮춰 시장 친화적으로 바꾸면서 재도전에 나섰다. 밀리의서재 공모가 희망범위는 당시의 희망범위였던 2만1500~2만5천 원에서 낮춘 2만~2만3천 원이다. 18.9%에 달했던 구주매출을 없애 모두 신주로 모집한다. 

1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무리해 18~19일에는 일반투자자 대상 일반청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