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조선업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규사업에 진출한다.
박 사장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박 건조 외에 다른 돌파구가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과거 우리 실적과 경험을 갖고 설계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O&M(운전과 유지보수) 사업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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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박 사장은 “그동안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배가 많고 그에 대한 선주들의 O&M 요구가 많지만 실제로 O&M의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 등으로 가고 있다”며 “그 배의 성능을 가장 잘 아는 우리가 그걸 한다면 선주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꼭 선박을 우리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하느냐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며 “꼭 거제를 고집할 게 아니라 우리가 수주해서 건조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국내 중소조선소에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노하우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선박을 수주해 전체 프로젝트는 우리가 관리하되 하드웨어는 거제에서 짓지 않고 얼마든지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선박 건조가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을 산업이 세계 물동량을 나르는 선박산업으로 조선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는 “삼성중공업은 남들이 짓지 못하는 특수선박에 특화됐고 그 분야에서 지금도 독보적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결코 선박 건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임직원들의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한 주주의 지적에 “유상증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임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사장이지만 7월부터 급여를 전액 반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에 급여로 9700원을 받았고 총무팀에 이 금액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의료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금액이라고 하더라”며 “모든 임직원들이 중국 조선사보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0% 이상 임금을 낮춰 고통을 분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에 대해서는 “당분간 둘 다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한 주주가 유상증자가 반드시 필요하냐고 묻자 “STX와 SPP 등의 조선소가 무너진 뒤 조선업 생존사태가 불거졌고 금융권이 장래 사업의 전망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조선사에 신규 대출을 거부하고 있다”며 “독자생존을 위해 유상증자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주주총회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전자 등 삼성중공업의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이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참여할지는 모르겠다”며 “계열사들의 참여도 그 회사의 이사회가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 주주총회에서 발행 가능한 주식수를 3억 주에서 5억 주로 늘리는 정관변경안이 주주들 전원의 구두 동의와 의장의 의결로 통과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