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화석연료에 투입된 공적자금 오히려 늘어, 지난해 1조4천억 달러 규모

▲ 중국 베이징의 한 화력발전소에서 증기가 배출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G20 국가들이 여전히 화석연료에 막대한 공적 자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캐나다의 싱크탱크인 지속가능발전연구소(IISD)에 따르면 G20 국가들은 지난해 화석연료에 1조4천억 달러(약 1875조 원)의 공적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역을 살펴보면 G20 국가들은 화석연료에 1조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322억 달러를 관련 국영기업에 투자했다. 공공금융기관을 통해서는 50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이 제공됐다.

G20 국가들이 화석연료에 넣은 공적 자금의 규모는 2019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G20 국가들은 2009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를 통해 화석연료 관련 공적 자금 투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22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는 화석연료에 투입되는 공적자금의 단계적 폐지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내용으로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연구소는 G20 국가들 가운데 부유한 국가들에는 2025년까지, 그밖의 국가들에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 관련 공적 자금 투입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석탄, 석유, 가스 등 화석연료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시장에서 이들 자원의 가격을 낮춰 소비를 늘리는 등 탄소배출량 증가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세계은행 역시 6월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에 지급된 보조금 규모는 화석연료 가격이 시장을 통해 형성되기 어렵게 만들 정도”라며 “에너지 전환에 우려스러운 신호”라고 지적했다.

G20 국가들은 에너지 부문에 투입하는 공적 자금 가운데 4분의 3 정도를 화석연료에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리차드 마나니아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는 “에너지 분야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개혁하는 일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며 “낭비적으로 쓰이는 보조금의 용도를 변경하는 일을 통해 우리는 지구에서 가장 시급한 도전을 해결하는 데 쓸 수 있는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20 국가들은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정상회의를 연다.

이번 G20 정상회의는 올해 1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8)의 주요 의제 설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