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차세대 AP 삼성전자에도 맡길 가능성, IT전문지 "TSMC에만 의존 탈피"

▲ 퀄컴이 TSMC와 삼성전자에 모두 차세대 스마트폰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퀄컴 '스냅드래곤8' 프로세서 참고용 이미지. <퀄컴>

[비즈니스포스트] 퀄컴이 내년에 공개할 고사양 모바일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 위탁생산에 TSMC와 삼성전자의 3나노 미세공정을 모두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와 파운드리 단가 협상에서 퀄컴이 유리한 위치에 놓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9일 IT전문지 WCCF테크 보도에 따르면 퀄컴은 모바일 프로세서 주력상품인 스냅드래곤8 시리즈 생산을 TSMC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CCF테크는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퀄컴이 최근 인텔 20A(2나노급)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퀄컴이 이미 TSMC와 삼성전자의 3나노 미세공정을 염두에 두고 반도체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인텔의 파운드리 기술까지 활용할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WCCF테크는 이를 근거로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이 TSMC와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를 모두 활용해 생산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퀄컴이 올해 선보일 스냅드래곤8 3세대 제품은 TSMC 4나노 공정을 독점적으로 활용하지만 차기 제품은 삼성전자에도 위탁생산을 나누어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고사양 프로세서를 대부분 공급하는 퀄컴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손꼽히는 대형 고객사에 포함된다.

자연히 퀄컴의 신형 프로세서 위탁생산을 수주하는 것은 파운드리 실적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퀄컴과 경쟁하는 다른 고객사의 반도체 물량 확보를 돕는 효과도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 제품을 4나노 공정으로 위탁생산해 공급했으나 2022년부터 TSMC에 밀려 신형 고사양 프로세서 수주 물량을 사실상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냅드래곤8 4세대 제품에서 위탁생산 기회를 되찾는 일은 그만큼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해당 제품은 2025년 출시되는 삼성전자 갤럭시S25 등 스마트폰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WCCF테크는 퀄컴이 이미 삼성전자에서 생산된 3나노 기반 반도체 샘플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만큼 위탁생산을 맡길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퀄컴이 TSMC에만 반도체 파운드리를 의존하기 어려워진 것은 비용 측면의 문제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일 파운드리회사에만 반도체 제조를 맡긴다면 자연히 단가 협상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WCCF테크는 “퀄컴은 이전에도 비용 절감을 위해 삼성전자와 TSMC 파운드리 동시 활용을 검토해 왔다”며 “TSMC에 웃돈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삼성전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모두 하반기에 3나노 2세대 공정을 상용화해 본격적으로 고객사 반도체 위탁생산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퀄컴 반도체 수주는 삼성전자가 퀄컴뿐 아니라 다른 고객사의 파운드리 물량을 두고도 TSMC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벌이게 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