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우동 풍산 대표이사 부회장이 방산사업을 키워야 하는 과제가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풍산은 구리와 동합금 제품을 생산하는 신동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구리 가격 변화에 실적이 좌우된다. 당분간 구리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방산사업으로 안정적 실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풍산이 구리가격 약세에 따라 신동사업 실적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우동 풍산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방산사업을 더욱 키워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2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도 구리 가격이 상반기에 이어 약세를 이어가 당분간 풍산이 실적을 개선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풍산은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도 “2분기 런던금속거래소의 구리가격 약세가 3분기 실적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올해 2분기 구리 평균 가격은 톤당 8478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해 10% 이상 하락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풍산으로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에 고전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풍산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359억 원, 영업이익 533억 원을 거뒀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0.8%, 영업이익은 39.9% 감소했다.
올해 들어 상반기까지 누적 실적도 매출은 2조808억 원, 영업이익은 1387억 원을 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5.9%, 영업이익은 12.7% 줄었다. 구리 판매량도 줄었지만 구리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더 큰 폭으로 후퇴한 것으로 분석된다.
풍산은 비철금속 생산 전문회사로 구리와 동합금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신동사업과 군용탄이나 포탄, 스포츠탄 등 탄약을 제조하는 방산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신동사업 매출이 방산의 2배가량 큰 만큼 신동사업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것이다.
2분기 실적을 봐도 풍산은 신동사업에서 매출 5613억 원, 방산사업에서 매출 2136억 원을 거둬 신동사업 매출이 방산사업 매출의 2배를 웃돌았다.
박 부회장으로서는 당분간 신동사업의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방산사업을 키워 안정적 실적 기반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 놓였다.
박 부회장은 풍산 ‘공채 1기’ 출신으로 방산총괄 사장을 거쳐 2018년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후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부회장까지 승진한 인물로 풍산의 방산사업에서 잔뼈가 굵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풍산은 국내에서 유일한 종합탄약사업장이다. 한국군이 사용하는 총기와 화포, 전차, 함정, 항공기에 풍산이 생산하는 탄약이 사용된다.
▲ 풍산이 생산 판매하고 있는 탄환들. <풍산 홈페이지> |
더구나 풍산의 물적분할을 통한 방산사업 육성 방안이 지난해 무산된 만큼 박 부회장으로서는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한다.
풍산은 2022년 9월 방산사업을 물적분할해 풍산디펜스(가제)를 설립해 방산사업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소액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같은 해 10월 분할계획을 철회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방산업체들의 해외 수주 확대가 풍산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풍산은 한국군이 사용하는 무기에 사용되는 포탄을 제조하는 만큼 국내 방산업체들의 장비에 대부분 적용된다.
풍산은 2022년 12월 방위사업청과 현대로템, 올해 1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구경탄약 등의 공급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이어지면서 인접 국가들의 탄약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폴란드가 한국 정부와 풍산에 현지 탄약공장을 설립해달라는 요청에 현재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 풍산 방산사업에서 계약 지연 등에 따라 방산 수출 부문은 아쉬운 실적을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여전히 방산 수출 부문은 해외에서 높은 관심이 유지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