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조회공시를 통해 에코프로비엠은 "이전 상장 준비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엘앤에프는 "코스피 이전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했다.
올해 2월 포스코ICT에서 사명을 바꾼 '포스코DX'는 2차전지 투자 확대로 포스코그룹주가 조명받는 가운데 주가가 치솟았다. 엘앤에프도 에코프로를 필두로 코스닥 2차전지 종목에 대한 투자열풍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이 코스피 수익률을 앞지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스피 대형주들이 연쇄적으로 코스피로 이탈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스닥은 구글, 테슬라, 아마존 등 대형기업이 포함돼 있는 미국 나스닥을 본떠서 만든 시장이지만 국내에서는 '2군'의 이미지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지수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이어 상승하면서 15개월 만에 930선까지 오르는 등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우량기업이 빠져나가면서 힘이 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코스닥 우량기업들이 코스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은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올해 4월에는 SK오션플랜트가, 6월에는 비에이치가 이전상장했다. 그에 앞서 카카오, 셀트리온, 포스코퓨처엠 등 코스닥 대형주가 코스닥시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이 코스피로 옮기는 것은 코스피 상장사로서의 기업 신뢰도, 코스피시장에 풍부한 유동성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따르는 패시브 매수 수요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코스피200지수는 국내증시의 대표지수로 거래소 상장지수펀드(ETF) 중 유입되는 자금이 크다.
▲ 엘앤에프도 19일 공시를 통해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앤에프>
일시적으로나마 공매도 잔액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부분이다.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한해 허용되고 있는데 코스피로 이전하게 되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공매도가 금지되게 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코스피 이전 상장을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최근 포스코DX 코스피 이전상장 추진 소식 전해진 이후로 6거래일 연이어 상승하며 이날까지 95.3% 급등했다. 소식이 전해진 당일에는 27.4% 크게 오르기도 했다. 엘앤에프도 19일(17.47%) 급등했으며 에코프로비엠도 같은 날 10.74% 뛰었다.
코스피 이전 상장에는 특별한 자격이 없으며 코스피 신규 상장과 동일한 요건을 적용받는다. 최근 1천억 원 매출과 3년 평균 700억 원 이상의 매출, 상장주식 수(100만 주 이상) 조건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자기자본(1천억 원이상), 자기자본이익률(최근 5%), 일정 이익 규모 등 이익관련 조건도 한 가지 이상 갖춰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2021년 3월 시가총액이 1조 원 이상이면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상장할 수 있도록 코스피 상장 특례 요건을 추가하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