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6월 인상 가능성 힘받아, "연준 신뢰회복 위한 선택" 분석도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금리인상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 정례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힘을 얻는다.

물가 상승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 데다 미국 고용시장 강세도 이어져 금리 인상이 필요한 환경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증권전문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6월에 기준금리를 5.25~5.5% 수준으로 높이면서 11회 연속으로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씨티그룹 연구원은 마켓워치를 통해 “최근 여러 경제지표가 금리 인상 방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며 “물가 상승세가 여전히 강력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 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미국 고용시장도 여전한 강세를 나타내 인플레이션 심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유동성을 흡수해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 정책으로 꼽힌다.

증권사 바클레이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예상과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 사이에 상당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켓워치는 이러한 분석을 근거로 연준이 6월 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7월 인상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는 예측이 유력했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바클레이는 연준이 앞으로 2번의 정례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종 금리가 5.5~5.75%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이 하반기부터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인하 가능성마저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이 연초부터 유력하게 나오고 있었다.

미국 증시도 이러한 관측에 반응해 대체로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 왔다.

특히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금융기관이 가파른 금리인상 영향으로 파산 위기에 놓이는 사례가 이어지며 연준이 금융위기 리스크를 안고 추가 인상을 검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유력했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한 수준으로 지속되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대까지 낮추는 일도 갈수록 어려워지자 통화정책에 변수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주식시장 붕괴와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 등 위험성을 감수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이는 오히려 통화정책에 신뢰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클레이는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확실한 태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준은 지난해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늦게 시작해 가파른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따라서 연준의 판단력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시장에서 힘을 받았다.

따라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과감한 태도를 보이는 일은 신뢰 회복 측면에도 중요하다.

다만 투자 자문기관 윌밍턴트러스트는 마켓워치를 통해 “연준의 ‘깜짝’ 금리인상은 지역 은행들에 위기감을 더욱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마켓워치는 현재 시장에서 바라보는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33%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다만 7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예상되는 시나리오인 만큼 시기가 6월로 앞당겨져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