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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K금융 캄보디아⑦] IBK기업은행 장영규 "위기는 기회, 내실경영으로 지속성장 기반 마련"](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306/20230602130946_203072.jpg)
▲ 장영규 IBK기업은행 프놈펜 지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25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기업은행 지점에서 직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25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IBK기업은행 지점에서 만난 장영규 지점장은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안정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순간 기업은행이 상업은행으로서 다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대한민국 국책은행이라는 역할 때문에 보수적으로 운영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보수적 영업활동의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기업은행 프놈펜 지점은 오로지 현지인 사업자들의 토지나 건물을 담보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캄보디아 부동산 가격이 그동안 급격하게 진행된 경제성장에 영향을 받아 거품이 끼어있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기업은행은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해줄 때 다른 은행에 비해 담보물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있다.
현지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에 80~90% 수준까지 대출을 해주고 있지만 기업은행은 60% 못미치는 수준에서 대출을 해준다.
장 지점장은 “우리는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잡는다”며 “캄보디아가 그동안 급성장을 해왔기에 부동산 가격이 정상적 가격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현지인 사업가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게 된 것은 예상보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중소기업이 적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은행은 해외로 진출하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에 선제적으로 영업점을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에 따라 캄보디아 프놈펜에도 2015년 1월 사무소를 설치했고 3년의 기다림 끝에 2018년 11월 본인가를 얻어 지점을 열 수 있었다.
그러나 애초 구상과 달리 국내 중소기업들의 캄보디아 진출은 더뎠고 기업은행은 지점의 주된 영업 대상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장 지점장은 “한국에서 들어오는 기업들의 수가 워낙 적고 기업들도 봉제와 같은 노동집약적 사업에 치우쳐 있어 금융 수요가 많지 않았다”며 “그래서 현지 사업가를 위주로 영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시뛰는 K금융 캄보디아⑦] IBK기업은행 장영규 "위기는 기회, 내실경영으로 지속성장 기반 마련"](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306/20230602131633_166827.jpg)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IBK기업은행 지점 영업창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캄보디아 경제는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으로부터 투자가 줄고 미국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올라 달러화 유입이 감소하면서 경기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캄보디아 금융시장에서도 점점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하는 여신이 증가하고 있고 연체율도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장 지점장은 “소액대출을 받은 캄보디아 저임금 노동자들이 실업으로 돈을 못 갚으면 그 리스크가 상업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다”며 “이에 건전성에 포커싱을 맞추고 업무의 상당 부분을 리스크 관리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이 높고 전문직이며 부동산 여력이 있는 고객들을 위주로 영업 대상을 고려하고 있다”며 “무작정 대출을 늘리기보다 건전성을 기반으로 확대를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기업은행 프놈펜 지점 규모는 다른 현지 은행들과 비교해 작은 편에 속한다.
점포가 하나뿐이고 근무하는 직원들도 한국인 직원 4명을 포함해 모두 29명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직원들의 유대감과 현지 직원들의 기업은행에 대한 애사심은 다른 은행들보다도 더 강해 보였다.
캄보디아에서 은행원들이 연봉을 높여 이직하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지만 기업은행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은 2018년 사무소를 열 때부터 근무해왔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농담조로 현지 직원들에게 이직을 할꺼냐고 물으면 그들은 기업은행에서 계속 경력을 쌓아 더 높은 책임자까지 승진하겠다고 답한다고 장 지점장은 말했다.
장 지점장은 “현지 직원들의 조직에 대한 로열티가 생각했던 것보다 컸다”며 “현지 직원들을 현지 책임자로 키워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지점장은 프놈펜 지점의 세 번째 지점장으로 임명을 받아 지난해 7월 캄보디아에 왔다.
3년 임기 가운데 이제 막 첫 1년을 채워가고 있는 시점이지만 장 지점장은 프놈펜 지점을 더 탄탄하게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될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열정을 쏟고 있다.
장 지점장은 “기반이 튼튼한 지점이 될 수 있도록 내실을 다지고 싶다”며 “지금은 기회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라미드는 튼튼한 아랫층 때문에 끝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며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그런 부분을 다진 다음에 점프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뒤 귀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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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IBK기업은행 지점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