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후재난 AI와 빅데이터로 예측 스타트업 뜬다, 소풍벤처스 세미나

▲ '기상기후빅데이터와 기후재난 예측 솔루션'을 주제로 열린 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세미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후재난을 예측하는 산업 및 스타트업들을 향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사진은 첫 발제자로 나선 방철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기상기후빅데이터센터 센터장이 기상기후빅데이터 개념과 활용의 중요성에 관해 설명하는 모습. <소풍벤처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위기가 높아지면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후재난 문제를 해소하는 스타트업들이 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양질의 기상기후 빅데이터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 이 분야를 주도하기 위해선 투자와 지원, 민관협력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스타트업 투자사인 소풍벤처스가 20일 오후 4시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개최한 '기상기후빅데이터와 기후재난 예측 솔루션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는 투자자와 업체 관계자, 기상기후 전문가들이 참가해 국내외 기후재난 예측 스타트업의 현황과 도전과제를 논의했다. 

1부에서는 방철한 한국기상산업기술원 기상기후빅데이터센터 센터장과 실리콘밸리 테크 전문매체인 더밀크의 김인순 B2B 센터장이 기후 예측을 위한 데이터의 중요성과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기후재난 예측 스타트업 시장의 흐름을 발제했다.

방철한 센터장은 한국이 지닌 기상기후 빅데이터와 기술적 강점을 강조했다.

방 센터장은 “기상기후 빅데이터는 기상·기후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기후 융합서비스를 통칭한 개념”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지역사회와 사회경제적 수준의 대응을 위해 매우 중요한 기술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양질의 기상기후빅데이터가 잘 확보된 국가”라며 “기상청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산업계에서도 활용 가치가 높고 이를 잘 활용하면 다양한 사업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인순 센터장은 ‘기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라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기후재난 예측 솔루션을 다루는 기업들의 기회가 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센터장은 “기후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 요인을 데이터에 기반해 플랫폼화하고 사업화하는 개념”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큰 만큼 기후재난을 예측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을 향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센터장은 기후재난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영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의 스타트업 6개를 소개했다.

특히 산불 감지 및 예측을 하는 미국 파노AI, 홍수 예측 플랫폼을 운영하는 세븐에널리틱스 등 특정 기후재난을 다루는 스타트업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장] 기후재난 AI와 빅데이터로 예측 스타트업 뜬다, 소풍벤처스 세미나

▲ 김인순 더밀크 센터장이 글로벌 기후재난 예측 솔루션 시장의 동향과 관련 해외 스사트업 사례를 소개하는 모습. <소풍벤처스>

이 자리에선 레인버드지오, 에스아이에이, 디아이랩 등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후 관련 예측 솔루션 스타트업 3개가 각각의 기술력과 사업모델을 소개했다.

레인버드지오는 위성 데이터를 분석해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레인버드지오 발표를 맡은 조석준 최고전략책임자(CSO) 겸 회장은 “한국의 기상위성 수준은 세계 7위일 정도로 높은데 레인버드지오는 이 가운데서 관측 정확도가 높은 ‘천리안2호위성’ 데이터를 중심으로 기후관측 및 기상 데이터를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뇌우 조기 탐지, 대기오염 모니터링, 산불 발생 탐지, 돌발 홍수나 산사태 위험 탐지, 야간 광도 기반 에너지 분석 등의 기술을 개발했다”며 “녹색기후기금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태평양 5개 도서국가 기후정보체계 강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9대 기상청장을 지낸 적 있다. 

에스아이에이는 위성 영상을 통해 적외선, 에너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후변화와 재난을 예측하는 기술과 플랫폼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제조업체인 쎄트렉아이의 자회사로 설립됐다.

최예지 에스아이에이 지구정보사업 부문장은 “지구 관측과 통신 위성을 포함해 6~7천 대의 위성이 우리 머리 위에 있다”며 “통신 위성 등을 제외한 수많은 위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 정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물리적, 통계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장] 기후재난 AI와 빅데이터로 예측 스타트업 뜬다, 소풍벤처스 세미나

▲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후재난을 예측하는 스타트업 3개(레인버드지오, 에스아이에이, 디아이랩)는 이날 각 기업의 기술개발 현황과 적용 사례 등을 발표 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뱡향으로) 사진은 스타트업 발표 모습과 조석준 레인버드지오 CSO, 최예지 에스아이에이 지구정보사업 부문장, 명광민 디아이랩 대표. <소풍벤처스>

디아이랩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감지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모은 뒤 기후재난을 예측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고객에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고객의 기후 관련 정보의 이상을 감지하는 솔루션도 제공한다.

명광민 디아이랩 대표는 “기존 기상청의 관측망으로는 국지적 위험을 예측하고 진단하는데 한계가 발생한다”며 “국지성 호우 등 기후 리스크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관측 데이터가 필요하고 데이터 품질 관리도 중요한 영역이다”고 말했다.

명 대표는 “기상·기후와 산업 전문가를 대신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합적 판단과 의사결정이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온·습도, 일사량, 소음, 진동 등 데이터를 분석해 예측 요소와 목적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는 기후테크를 크게 5개 분야(클린테크, 카본테크, 에코테크, 푸드테크, 지오테크)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기상·기후 데이터를 활용해 기후재난을 예측하는 기술은 지오테크 분야에 포함된다.

소풍벤처스 관계자는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이 일상화한 가운데 이런 재난을 예측하고 피할 수 있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국내에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기후재난 예측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찾으려는 스타트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분야의 투자와 지원, 민관협력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