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대어 줄줄이 분양시장 출격, 은마 넘는 분양가 나올지 관심

▲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대어들이 줄줄이 분양시장에 나오는데 은마아파트 일반분양가를 뛰어넘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상반기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대어들이 줄줄이 분양시장에 출격한다.

강남 재건축시장은 최근 은마아파트가 일반분양가를 역대 최고 가격인 7천만 원대로 책정해 사업추진에 나서면서 인근 조합들의 기준치를 올려놓았다. 이에 ‘은마’를 뛰어넘는 분양가가 나올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일반분양 일정을 6월로 잡고 현재 분양가심사 등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분양가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청담르엘 조합원들은 한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입지적 강점을 들어 인근 재건축 단지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의 분양가를 원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청담르엘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134-18 일대 청담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단지다.

청담삼익아파트는 1980년 4월 준공된 12개 동, 888세대 단지로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1261세대 규모 청담르엘 아파트로 조성된다. 6월 나올 일반분양 물량은 176세대다.

청담르엘은 청담대교 앞쪽 한강변에 위치한 단지로 한강공원이 1분 거리에 있다. 또 전체 세대의 70% 이상이 한강 조망이 가능한 ‘한강뷰’ 아파트다. 청담르엘은 생활환경에서도 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도보 10분 거리에 있고 삼성동 코엑스, 현대백화점, 압구정 갤러리아 등이 차로 5분 거리다.

이에 업계에서는 청담르엘의 3.3㎡당 일반분양가가 6천만 원대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6천만 원대도 지금까지 서울 재건축단지 가운데 최고 분양가였던 반포 래미안 원베일리(3.3㎡당 일반분양가 5668만 원)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최근 은마아파트 조합이 내놓은 일반분양가 7천만 원이 비교 기준이 되면서 기대치가 더 높아진 분위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강남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는 유력한 단지들은 ‘이 동네’는 미분양 날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또 단지들끼리 서로 다 비교가 되기 때문에 누가 최고 분양가인가 하는 것에도 민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 대치동 디에이치 대치에델루이 단지도 올해 4~5월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를 단 디에이치 대치에델루이는 강남구 대치동 1012-56 일대 대치구마을3지구를 재건축하는 단지다.

디에이치 대치에델루이는 은마아파트와 이웃으로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2호선 삼성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명문으로 꼽히는 휘문고등학교가 단지 바로 앞에 있고 삼성동 코엑스, 현대백화점 등 인프라도 가깝다.

디에이치 대치에델루이는 282세대, 일반분양 물량은 76세대의 규모가 작은 단지지만 입지가 좋은 강남 재건축 단지인 만큼 청담르엘과 비슷한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강남 서초구에서는 방배6구역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원페를라가 상반기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래미안 원페를라는 전체 1097세대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이 497세대에 이른다. 래미안 원페를라는 일반분양 세대 수가 많은 편이고 지하철 4호선·7호선 이수역, 7호선 내방역 등과 가까운 더블역세권으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 단지는 3.3㎡당 집값이 1억 원에 이르는 강남 알짜 재건축 아파트인 데다 모두 대형 건설사의 하이엔드 브랜드를 달고 있어 분양시장 대어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완화 등의 수혜를 볼 단지로도 꼽힌다. 그동안 분양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중도금 대출 보증이 제한돼 각 수분양자들이 중도금을 치를 자금을 자력으로 마련해야 했다.

하지만 정부가 20일부터 중도금 대출 분양가 상한기준(12억 원)과 인당 중도금 대출 보증 한도 규정을 폐지했다. 이에 비싼 강남 아파트 분양에도 자금조달 부담이 조금 덜어지게 됐다.
 
강남 재건축 대어 줄줄이 분양시장 출격, 은마 넘는 분양가 나올지 관심

▲ 2023년 상반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등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일반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은 청담삼익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 <연합뉴스>

다만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3구는 용산과 함께 여전히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는 지역이다.

분양가 상한제는 과도한 분양가 상승을 막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공동주택 분양가를 정할 때는 건축비와 택지비에 가산비를 더해 금액을 산정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은마아파트 일반분양가도 실제 분양가심사 등을 거치면 5천~6천만 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더군다나 올해 공시지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은 강남 재건축 분양단지들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분양가 책정 기준의 하나인 택지비, 즉 땅값이 내리면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자재값 상승으로 분양가 상한제 주택에 적용하는 또 다른 요소인 기본형건축비는 소폭 오르긴 했지만 강남은 원래 땅값 비중이 높은 동네다.

올해 전국 토지가격 기준인 표준지 공시지가는 2022년보다 평균 5.92% 떨어졌다. 서울시 공시지가도 전국과 비슷한 수준인 5.86% 떨어졌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