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전반적인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반등에 힘입어 실적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허리띠를 졸라매는 동시에 올레드 중심으로 체질개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올해부터 점차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 효과 보인다, 정호영 패널 가격 반등도 기대

▲ LG디스플레이가 2023년 상반기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 상승에 힘입어 실적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22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미국의 대형 온라인 쇼핑행사를 앞두고 3월부터는 전반적인 TV 패널 가격이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6월에는 중국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이벤트인 ‘618 쇼핑축제’가 열리고 7월에는 미국 아마존의 연례 쇼핑 이벤트인 ‘프라임 데이’가 예정돼 있다. 

통상적으로 유통업체들은 대규모 이벤트를 앞두고 수 개월 전부터 재고를 축적하는 만큼 TV 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TV 패널 가격도 오르는 것이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3월 32~55인치 TV 패널 가격은 2월 대비 3~5%, 65인치 TV 패널 가격은 7~9% 오를 것”이라며 “2023년 하반기 전에는 디스플레이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 수준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데보라 양 디스플레이 연구부문 수석연구원도 “2023년부터 글로벌 TV 브랜드 및 주문자위탁생산 사업자가 마침내 패널 주문량을 늘리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2분기 TV용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수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트북과 PC 등 IT 제품의 디스플레이 수급도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일제히 감산에 들어갔고 패널 가격 반등과 이익률 회복이 나타나기 전까지 감산을 지속할 것”이라며 “노트북과 PC 모니터 가격은 2분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CD 디스플레이 가격이 반등한다면 지난해 최악의 시기를 겪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황이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TV용 LCD 생산을 중단했지만 중국 공장에서는 여전히 LCD를 생산하고 있으며 매출의 50% 이상은 아직 LCD에서 나온다.

LCD 가격 인상은 올레드(OLED) 중심으로의 사업체질을 개선하려는 정호영 사장의 전략에도 도움이 된다.

대형 올레드 패널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 성숙시장인 LCD 패널과 비교해 제조단가가 높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상대적 가격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LCD 패널 가격이 높은 수준에 머문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 효과 보인다, 정호영 패널 가격 반등도 기대

▲ 올레드(OLED) 패널을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전경 < LG디스플레이 >


정 사장은 중소형 올레드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인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 등 IT기기에서 올레드 패널 적용을 점차 늘리고 있는데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하는 물량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한 중소형 올레드는 약 5500만~6천만 대로 2021년보다 1천만 대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지난해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독점공급하던 고부가가치 제품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올레드’도 LG디스플레이가 일부 공급을 시작했다.

LTPO 올레드는 기존 올레드 패널보다 전력효율이 20%가량 높은데 아이폰14프로와 아이폰14프로맥스 등 고가 모델에 탑재됐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에는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시리즈에도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블릿은 스마트폰에 비해 물량은 적지만 디스플레이가 큰 만큼 판매 단가는 높아 수익성 개선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정 사장은 체질개선 작업과 함께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 1조6천억 원 규모의 재고 조정을 단행했고 올해 1분기도 1조 원의 비용 절감을 추가로 진행한다. 7세대 LCD TV 패널 사업 종료, 중국 8세대 LCD 생산 50% 감축 등을 통해 비용 효율화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설비투자 규모도 지난해 5조2천억 원에서 올해 3조 원까지 축소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4분기를 기점으로 재무 건전성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실적은 뚜렷한 '상저하고'를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