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숙 기자 ks.lee@businesspost.co.kr2023-01-31 16: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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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등 한반도 남부지방에 1974년 이래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기상청은 지구 온난화로 라니냐가 일어난 탓이라고 분석했다. 사진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전남 완도군 상수원인 금일저수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현재 국제사회가 세운 목표대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기후 급변의 티핑포인트 즉 임계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인공지능(AI)이 분석했다. 연구팀은 기후재앙을 막으려면 지금보다 더 빨리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스탠퍼드대는 콜로라도 주립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기후변화 임계점 도달 시점을 인공지능으로 예측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했다고 현지시각 30일 밝혔다.
기후변화 임계점이란 기후에 작은 변화가 쌓이다가 갑자기 이전과 다른 기후로 급변하는 지점을 뜻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1.5도와 2도를 기후변화 임계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즉 1850년대 이전보다 1.5도 더 오르면 지금보다 홍수, 가뭄, 산불, 식량 부족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2도 더 오르면 30억 명 이상이 만성적인 물 부족을 겪는 등 더 치명적인 기후재앙이 닥쳐올 가능성이 증가한다.
▲ 인공지능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앞으로 12~17년 후 즉 2040년 이전에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58년 이전에 2도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84%인 것으로 분석됐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기계학습 즉 머신러닝을 하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후변화 임계점에 도달하는 시점을 계산했다.
인공지능은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앞으로 12~17년 후 즉 2040년 이전에 지구 기온이 1.5도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2058년 이전에 2도 이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84%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80년 전에 넷제로 즉 순탄소배출량 ‘0’에 도달하더라도 2041년에는 1.5도, 2065년에는 2도까지 지구 기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인공지능은 예측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노아 디펜보 스탠퍼드대 교수는 “2076년까지 탄소 배출량이 0으로 급격히 감소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지구 기온이 여전히 2도 임계값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인공지능이 예측한 것으로 보고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IPCC 최근 보고서를 비롯해 다른 권위 있는 보고서들이 2080년 전에 넷제로를 달성하면 지구 기온 상승이 2도에 도달할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한 것과는 다른 결과”라면서 “이번 (인공지능의) 발견이 과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공지능은 2080년 전에 넷제로 즉 순탄소배출량 ‘0’에 도달하더라도 2041년에는 1.5도, 2065년에는 2도까지 지구 기온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탠퍼드대>
1.5도 혹은 2도 임계치를 넘는 것은 국제사회가 2015년 파리협약에서 약속한 ‘1.5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한다. 파리협약에서 각 국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진전되지 못하도록 제한하자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현재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1도 이상 오른 상태다. 이로 인해 전 세계는 더 극심한 폭우와 홍수, 더 긴 가뭄과 폭염, 더 빈번한 가뭄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 희망은 남아 있다.
스탠퍼드대는 “파리협약 이후 몇 년 동안 많은 국가들이 우리 연구에 사용된 넷제로 시나리오에 반영된 것보다 더 빨리 넷제로에 도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이산화탄소, 메탄, 그 외 다른 온실가스 배출을 빠르게 줄이면 더 극단적인 기후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