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립축산과학원이 돼지가 내뿜는 온실가스 발생량을 더 정교하게 산정할 수 있도록 한국 고유의 기준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국내 농수축산 분야 배출량이 정확히 산정되면 국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은 충남대학교 안희권 교수팀과 함께 돼지 소화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 발생량을 산정하는 국가 고유 배출계수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돼지 방귀 속 온실가스 측정 정교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부담 완화에 보탬

▲ 국립축산과학원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게 산정할 수 있는 돼지 장내발효 메탄 배출계수 8종을 개발했다. <국립축산과학원>


배출계수는 온실가스 배출원에 따른 배출량을 수치화 한 값이다.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나 감축량 등을 계산할 때 사용한다.

돼지와 같은 가축 역시 사육 과정에서 방귀, 트림 등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하는 만큼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할 때 포함돼 왔으며 구체적 배출량을 놓고는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 정한 배출계수 기본값을 적용해 왔다. 

하지만 나라마다 가축 사육 환경이 달라 정확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려면 국가 고유 배출계수가 필요하다.

국립축산과학원은 한국의 상황에 맞춰 돼지가 1년 동안 발생시키는 메탄양을 성장단계와 성별에 따라 구분해 배출계수 8가지를 마련했다.

IPCC가 정한 배출계수 기본값에 따르면 돼지 한 마리당 성별이나 월령과 관계없이 1년에 1.5kg의 메탄을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에 개발된 한국 고유의 배출계수를 활용하면 IPCC 기본값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할 때 보다 국내 농축수산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5% 낮게 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개발한 축산분야 국가 고유 배출계수는 기존 한우 3종과 젖소 3종에 이번 돼지의 8종을 더해 모두 14종이다.

돼지에 적용되는 고유 배출계수는 2023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할 때부터 사용된다.

정현정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영양생리과 과장은 “염소에서 나오는 메탄을 산정하는 배출계수를 2023년에 추가로 개발해 축산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체계를 고도화하겠다”며 “소나 염소와 같은 되새김 동물을 위해 한국에서 나는 해조류 등을 활용한 저메탄 사료를 개발하는 등 저탄소 축산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