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30일 종료된다.
국내 자동차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조치가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6월까지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하반기 판매절벽에 대한 자동차회사들의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정부가 노후 경유차를 교체하면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주는 추가 대책을 내놨으나 이전과 비교해 효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국내 자동차시장, 판매량 급증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6월 내수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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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크 동커볼케(왼쪽) 현대차 전무와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전무가 6월2일 2016부산국제모터쇼에서 제네시스 G80 언론 발표행사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자동차회사들이 개별소비세 인하조치 종료를 앞두고 마지막 달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공격적 판촉을 펼쳤기 때문이다.
현대차나 기아차, 한국GM이 올해 들어 최대 판매기록을 세웠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부는 지난해 8월27일부터 자동차에 대한 개별소비세율을 5%에서 3.5%로 인하했다. 당초 12월 말까지만 시행하려 했으나 올해 1월 국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6월 말까지 기한을 한차례 연장했다.
이 조치로 국산차는 20만~270만 원, 수입차는 최대 400만 원까지 가격이 싸지는 효과를 누렸다.
자동차회사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추가할인을 진행하면서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큰 폭으로 늘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개별소비세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승용차 수는 모두 59만4천여 대로 2014년 같은 기간보다 19%나 급증했다.
올해 들어 5월까지 판매된 승용차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특히 대형차 판매가 급증한 점이 눈에 띈다.
배기량 3.0리터 이상의 국산 대형차 판매량은 지난해 9~12월에 2014년 같은 기간보다 16%나 증가했다.
올해 초 제네시스 EQ900이 가세하면서 국산 대형차 판매량은 더욱 늘어났다. 올해 1∼5월 3만9천여 대가 판매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나 판매가 증가했다.
대형차의 경우 가격이 비싸 상대적으로 가격 인하폭이 컸던 데다 차값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기존에 구매하려던 차급보다 한단계 높은 차급을 사는 경향도 나타났던 것으로 분석됐다.
◆ 하반기 판매절벽 가능성 커져
그러나 하반기 판매절벽에 대한 자동차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차를 살 만한 사람은 이미 다 샀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최근 10년 이상 된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로 승용차를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개별소비세를 70% 인하해주기로 했지만 그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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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이 6월2일 2016부산국제모터쇼에서 QM6를 공개하고 있다. |
지원 대상이 10년 이상 된 경유차로 제한됐고 세금감면 규모도 2009년에 비해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9년 10년 이상 된 노후차를 폐차하는 소비자에게 개별소비세를 70% 감면해줬다. 이와 함께 취득세와 등록세도 70% 감면해줬다. 당시 8개월 동안 약 38만 대가 신차 교체로 세금 혜택을 받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치에 따른 내수시장 판매부양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잠재적 소비의 선수요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판매에 반영됐고, 기존 개별소비세 인하혜택과 비교해 신규 인하혜택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언제부터 시행될 지도 아직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시행되면 그때부터 6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세금 감면이 적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