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게임사업 수익성 향상을 위해 시작한 직접유통사업(퍼블리싱)이 기대와 달리 부진하다.
카카오가 직접유통으로 처음 내놓은 게임이 경쟁이 심한 장르인 데다 게임 노출과 관련해 잡음이 생기는 등 악재가 따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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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훈 카카오 최고게임책임자(CGO) 부사장. |
카카오의 첫 직접유통(퍼블리싱) 모바일게임인 원(O.N.E)은 22일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51위에 머물러 있다.
원은 사전예약 행사에서 국내 모바일게임 역사상 최대규모인 11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또 카카오가 게임 직접유통을 위해 신설한 브랜드인 ‘카카오게임S’에 입점한 첫번째 게임이기 때문에 언론노출 빈도도 컸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원이 출시를 앞두고 받았던 기대치에 비해 흥행성과는 한참 모자라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원의 부진은 무엇보다 원이 모바일게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였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역할수행장르 게임은 대부분 게임사의 기함(플레그십) 역할을 담당한다. 원이 출시되기 이전에 이미 비슷한 장르의 게임이 매출순위 상위권에 대거 포진한 상태였다.
기존 역할수행게임 이용자를 원으로 옮겨 타도록 하려면 무엇인가 특별한 점이 필요했는데 이런 부분에서 원이 고객 기대치를 만족하지 못 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차라리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는 전략이 더 나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원의 경우 광고 등이 잘 진행돼 고객 관심은 컸지만 이 관심이 출시 이후까지 이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원은 출시 뒤에도 우여곡적을 겪었다. 게임 이름이 보통명사 ‘원’과 구분이 어려워 구글마켓에서 제대로 노출되지 않은 것이다.
카카오와 원을 개발한 코어크리에이티브는 이를 구글이 카카오를 견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구글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그 뒤 원이 정상적으로 노출 되는 등 문제가 해결됐지만 흥행성과와 직결되는 출시 초반에 이런 일을 겪어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게임을 찾을 수 없으니 관심이 떨어진 것은 당연한 문제”라며 “구글 규정상 보통명사화 된 제목을 앱에 달면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데도 게임 이름을 ‘원’으로 지은 것은 카카오의 실책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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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의 첫 모바일게임 직접유통(퍼블리싱)작 원(O.N.E). |
카카오는 지난해 게임사업에서 크게 부진했다. 기존 게임 채널링 서비스인 ‘카카오게임하기’에 입점하는 게임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채널링 서비스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1분기에 게임매출 신기록을 썼는데 야심차게 준비한 직접유통사업의 초반 부진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직접유통사업은 기존 채널링 서비스보다 수익성이 우수하다. 게임 전체수익 가운데 더 많은 부분을 유통기업(퍼블리셔)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직접유통 첫 게임인 원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냈지만 앞으로 이 사업에 더욱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원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 대규모 광고를 실시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후속작인 ‘놀러와 마이홈’의 출시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는 14일부터 이 게임 사전예약을 시작했고 21일에는 게임 홍보를 위한 브랜드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