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요인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미국 경제 역성장과 중국경제 성장세 둔화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와 높은 물가에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내용의 8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7일 발표했다. 
 
KDI "경기하방 압력 우려 커져", 미국경제 악화와 중국경제 성장둔화 영향

▲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주요국 경제 상황 악화와 높은 물가에 우리 경제의 하방압력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진은 대구의 한 마트.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이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경기 하방 가능성을 지적한 것은 지난 6월호 이후 2달 만이다. 

경제동향 보고서 7월호에는 경기하방보다는 '경기 회복세 제약'이란 표현을 써 우려 수준이 낮아졌음으로 표시했지만 이번 8월호에서 경기 하방에 관한 우려의 수위를 더 높인 셈이다.

우선 중국과 미국의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한국 수출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은 봤다.

7월 수출 증가율은 9.4%로 전월 증가율인 5.2%보다 높았지만 일평균 기준으로는 전월(14.8%)보다 낮은 14.1% 기록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124.6%로 대폭 늘었다. 물류 차질이 일시적으로 심화해 중국 수출도 둔화되며 전자부품(83.1%)과 1차금속(123.6%)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 재고가 늘었다.

또한 한국개발연구원은 내수 관련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고 바라봤다.

7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공공요금 인상과 농산물 가격 상승 등 공급 측 요인의 영향 등으로 6.3% 올랐다. 이는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은 바라봤다. 

다만 한국개발연구원은 한동안 부진이 이어졌던 제조업이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봤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1.8% 증가했다. 반도체(4.2%)와 자동차(7.4%) 생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6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84만1천 명 늘어 양적으로는 양호한 고용 호조세도 이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중국경제 성장세가 둔화하고 미국경제도 역성장을 지속해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하고 있어 경기 하방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고용도 서비스업에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제조업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