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한솔 기자 limhs@businesspost.co.kr2022-07-13 11:5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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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희귀난치성질환 영역으로 사업 확대를 선언한 SK플라즈마가 백신 분야에도 시선을 두고 있다.
같은 SK디스커버리 계열사인 백신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사업영역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시장 공략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SK플라즈마가 백신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안동공장.
13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SK플라즈마는 12일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희귀난치성질환 백신 개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증권신고서에는 “혈액제제, 희귀난치성질환 백신의 사업 진출을 위한 대규모 연구개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각국의 GMP 기준 준수를 위해 자금 소요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 정책의 변화는 당사의 희귀난치성질환 백신의 개발, 임상, 출시에 우호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등의 문장이 기재됐다.
특히 SK플라즈마가 구축한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조직 구조도에도 백신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눈에 띈다. NRDO는 외부에서 발굴 또는 개발하는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해 상용화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전략을 말한다.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에서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SK디스커버리, 티움바이오,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은 뒤 NRDO 조직을 가동하고 후보물질을 발굴해왔다.
첫 투자 대상으로 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로셀을 선정해 올해 초 기업공개 전 투자유치(Pre-IPO)에 참여했다.
이후 SK플라즈마의 희귀난치성질환사업과 관련해 개발 대상 품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록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을 공략할지는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지만 백신이라는 방향성이 확인된 셈이다.
▲ SK플라즈마 NRDO 조직 구조도. '백신'이라는 단어가 포함됐다. < SK플라즈마 >
SK디스커버리 산하에는 이미 백신사업을 하는 기업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플라즈마처럼 SK케미칼에서 분사한 뒤 국내 대표적 백신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허가받기도 했다. SK플라즈마가 실제로 백신사업에 나설 경우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경쟁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SK플라즈마는 대체제가 많지 않은 희귀난치성질환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만큼 SK바이오사이언스와 경쟁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로 독감, 수두, 장티푸스 등 보편적인 질병을 대상으로 자체 백신을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는 중이다.
SK플라즈마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사업에서 서로 다른 전문분야를 구축하게 되면 오히려 상승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앞으로 SK플라즈마 브랜드 백신이 개발되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이를 위탁생산하는 형태의 협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위탁생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안동 백신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2024년 말 준공이 목표다.
SK플라즈마 관계자는 “개발 가능한 다양한 의약품 중 하나로 백신을 제시한 것이다”며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