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ATM에서 디지털화폐 지원 추진,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응

▲ 중국 상하이의 한 상점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사용해 결제하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디지털화폐를 통해 예금과 출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중국 금융기관과 거래 중단 등 경제제재를 실행할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4일 중국 매체 IT지가에 따르면 최근 인민은행 디지털화폐연구소가 중국특허정보망을 통해 ‘디지털화폐 ATM’이라는 이름의 특허를 등록했다.

ATM에서 디지털 위안화(e-CNY) 지갑과 계좌를 통해 예적금, 출금 등 거래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법정 디지털화폐로 이미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면서 중국의 대표적 모바일 간편결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위안화는 블록체인 기반 화폐로 비트코인과 비슷하지만 중국 정부가 직접 발행하고 유통하는 구조로 운영되며 글로벌 협력체제가 확대된다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 밖에서 국가 사이 결제가 가능해진다.

인민은행은 2014년 디지털화폐 개발을 시작했는데 2017년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전쟁을 계기로 중국 금융기관들이 SWIFT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나오자 디지털 위안화 상용화에 더욱 속도를 올리고 있다.

미국과 서방국가가 주도하고 있는 국제 결제시스템에서 중국 금융기관들이 제외되면 사실상 세계 무역 시장에서 고립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금융기관들은 현재 해당 경제제재의 영향을 받아 세계 주요 국가 금융기관과 거래가 중단된 상태에 놓였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중국에서 최근 디지털 위안화에 관련한 소식들이 최근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제일재경은 “중국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활성화된 가운데 디지털화폐를 사용 가능한 장소가 더 확대됨으로써 디지털 위안화의 강점은 더 살아날 것이며 법정 화폐로서의 특징도 더 부각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도시는 23곳에 이르며 관련 지방정부들이 디지털 위안화 쿠폰까지 발행하면서 사용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중국 매체 상하이증권보에 따르면 하이난성 정부는 1천만 위안(19억3810만 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 소비쿠폰을 발행한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선전시 바오안구는 1억 위안(193억8천만 원) 규모의 디지털 위안화 자동차 구매 보조금 정책을 내놨다.

중국 촨차이증권은 상하이증권보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지역이 디지털 위안화 소비쿠폰을 발행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