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고평가된 시세와 막대한 전력 사용량 등 단점을 안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폰지사기’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경제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가상화폐를 도박에 가까운 투자수단으로 보고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떠난다고 해도 가상화폐의 고유한 탈중앙화 특성은 활용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앨런 콜러는 27일 호주 일간지 더뉴데일리에 기고문을 내고 “비트코인과 가상화폐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도 시장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중앙정부 통제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개인 사이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특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금융시스템에서 점차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는 의미다.
앨런 콜러는 미국 ABC뉴스 등 세계 여러 언론에 정기적으로 기고문을 내는 경제전문가로 글로벌 증시 등 투자 분야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가상화폐가 거대한 폰지사기의 한 가지 형태에 불과하다는 일부 가상화폐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폰지사기는 여러 투자자들이 실체가 없는 자산에 자금을 투자하도록 해 일부 투자자만 이익을 거두게 되는 다단계 형태의 금융사기를 의미한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도 실물이 없이 사람들 사이 약속한 가치에 의해서만 시세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폰지사기의 한 가지 형태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콜러는 가상화폐가 애초에 투자 성과를 약속하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폰지사기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훨씬 복잡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바라봤다.
그는 "1980년대 들어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현대 자본주의의 실패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수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현대 자본주의 도입으로 경제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해지면서 투자자들이 복권을 사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가능성이 낮지만 큰 성과를 노려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들게 됐다는 것이다.
콜러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에 거품이 커진 원인이 도박을 하는 심정으로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들과 이들을 이용하려는 사기꾼들, 또는 중앙정부에서 통제되는 화폐에 대안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있다고 바라봤다.
이 가운데 가상화폐를 기존 화폐의 대안으로 고려하는 투자자들은 금융기관과 정부가 금융거래를 통제해 수수료 등 수익을 거두려 하는 자본주의 구조에 반대해 이를 건너뛰고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콜러는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가상화폐 시세 급락과 같은 사태로 많은 투자자들이 이탈해도 가상화폐가 완전히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2만 여 종의 가상화폐 가운데 대부분은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지만 일부 가상화폐는 계속 시장에 남아 하나의 거래 수단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콜러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근본적으로 고유한 활용성을 갖추고 있다”며 “가상화폐의 진정한 가치를 믿는 투자자들은 '도박꾼'들이 시장을 떠난 뒤에도 오래 남아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