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영 기자 doyoung@businesspost.co.kr2022-06-24 10: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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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정부가 추진하기로 한 주52시간제의 월 단위 운용 방안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정부가 발표한 노동개혁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노동자들한테 일하다 죽으라고 하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정부는 21일 현재 주 단위로 관리되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주52시간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주겠다는 설명이다.
양 위원장은 극단적 계산으로 주당 최대 92시간 근무가 가능해지는데 이것이 가능한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가능하다. 그런데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가 아니라 이게 올바르냐고 물어야한다”며 “주에 92시간을 일하려면 주6일 근무할 때 하루에 15시간씩 일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년에 400시간가량 약 50일 정도를 더 일하고 있다”며 “(정부의 노동개혁이) 노동자들에게 더 긴 노동을 강요하게 되고 결국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업종별 선택 근로시간제는 어떻게 평가하냐는 물음에 “한 사람한테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없는 사람을 더 고용하면 되지 않나”며 “그래야 실업률이 줄어들고 청년들에게도 일자리를 보장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노동개혁 추진을 발표하면서 연구개발직군 등을 예로 들어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근무를 하고 초과 근로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하는 제도 도입 등의 시도를 제안했다.
양 위원장은 정부가 임금체계를 연공급에서 직무성과급으로 바꾸겠다고 한 것을 두고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방식이 된다고 하면 결국 사용자들의 관리수단으로 임금이 사용될 것”이라며 “노동자들을 줄 세우고 말 안 듣는 사람은 적게 주고 말 잘 듣는 사람은 많이 주고 이런 방식으로 임금을 가지고 노동자들을 통제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양 위원장은 임금체계가 현재도 기본급 비율은 낮고 수당이나 상여금 등 성과급 비중이 높다면서 오히려 고정급 비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합리적 지표를 마련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양 위원장은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매년 이렇게 갈등을 겪는 것이 아니라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그 시기에 어떤 정치적 지형이라든지 여론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분위기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지표를 활용해 최저임금을 합리적으로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적정 생계비를 기준으로 한 산출을 예로 들었다.
양 위원장은 현재 생계비 기준이 비혼 단신 가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면서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다 결혼 안 하고 혼자 사는 건 아니기 때문에 현실이 반영되는 지표를 활용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