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 양산 다음주 발표 예상, TSMC와 기술격차 좁힐 분수령

▲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관련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다음주 최첨단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양산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적용하는 만큼 TSMC의 3나노 공정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2일 파운드리 3나노 양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일부 보도에 “3나노 양산이 미뤄졌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며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22년 상반기까지 3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것을 고려하면 적어도 다음 주에는 3나노 양산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일각에서는 6월27~29일 열리는 삼성전자 DS부문 글로벌전략협의회에서 3나노 공정 양산 일정이 공유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이 아직 일정수준에 올라오지 못해 3나노 공정 양산을 미룰 것이란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TSMC를 따라잡을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한발 앞서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내부고객 외에 외부에서 3나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빨리 양산을 시작해 고객사들이 원하는 수준으로 수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 하반기 3나노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해외 IT매체 테크와이어는 “삼성전자는 그동안 파운드리에서 TSMC에 뒤처졌지만 신속히 3나노를 양산함으로써 곧 TSMC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TSMC가 우위에 있다고 보지만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TSMC를 추월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TSMC도 3나노 양산을 앞두고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TSMC는 400억 달러를 투자해 대만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모두 3나노 양산을 위한 것이다.

또 TSMC는 최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진행된 '2022 북미 기술 심포지엄'에서 기존 핀펫(FinFET)을 일부 개선한 ‘핀플렉스(FinFlex)’라는 새로운 공정을 3나노에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3나노에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방식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핀펫은 반도체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를 요철 형태로 입체화해 채널과 3면에서 맞닿게 함으로써 채널 통제력을 높인 것을 말한다.

하지만 회로 크기가 줄면서 게이트 크기도 함께 작아지는 탓에 전류가 통제를 벗어나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르는 ‘누설전류’ 문제가 심해졌는데 핀플렉스는 이 누설전류를 방지할 수 있는 TSMC의 새로운 기술이다.
삼성전자 3나노 양산 다음주 발표 예상, TSMC와 기술격차 좁힐 분수령

▲ 대만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TSMC와 달리 삼성전자는 3나노부터 더 진화된 게이트올어라운드 방식을 도입해 기술 우위에 초점을 맞췄다.

핀펫이 트랜지스터 채널을 요철 형태로 세웠다면 게이트올어라운드는 채널을 선(나노와이어) 형태로 바꾸는 것을 뼈대로 하는 기술이다.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됨으로써 게이트의 통제력이 더 강화돼 근원적으로 누설전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기존보다 1.35배 더 많은 트랜지스터가 탑재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성능을 내는데 50%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일정한 전력 기준에서 성능이 최대 35%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TSMC의 2세대 3나노 공정인 N3E는 동일한 성능을 내는 데 전력이 34% 감소하고 동일한 전력에서 최대 18%의 성능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 3나노와 비교하면 전력 소모와 전성비(전력대비 성능) 측면에서 모두 10% 이상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해외 IT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의 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이 TSMC의 3나노(N3E)보다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 등 글로벌 팹리스(반도체설계 기업)를 최신 3나노 공정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내부 시스템LSI사업부를 통해 성능과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등을 먼저 입증할 필요가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재 애플을 포함한 대부분의 팹리스가 첨단공정 대부분을 TSMC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를 삼성전자로 바꾸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TSMC를 비롯한 대만진영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도 TSMC를 넘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만매체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앞서 게이트올어라운드 3나노 공정을 도입했지만 많은 반도체 고객사들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아 삼성전자는 거액의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결국 수율이 삼성전자와 TSMC가 벌이는 3나노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