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올해 제네시스 G90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앞세워 플래그십 세단에서 국내 판매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법인차에 새로운 번호판을 도입하겠다는 공약이 지켜진다면 상대적으로 판매량 확대에서 G90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나온다. 
 
제네시스 G90 4세대 신차 판매 호조, 국내 플래그십 왕좌 재탈환 시동

▲ 제네세스 신형 G90. <현대자동차>


29일 자동차 판매량 통계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3월 국내 대형세단 시장에서 제네시스 G90이 1897대 팔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G90은 지난해 5월 이후 월별 판매량에서 줄곧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 세단 S클래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는데 신차 효과를 앞세워 올해 3월에 다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G90은 지난해 연간 판매량 기준으로도 S클래스 판매량에 미치지 못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클래스는 2021년 9929대 팔려 플래그십 세단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제네시스 G90은 5089대로 2위지만 판매량은 S클래스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제네시스는 올해 1월부터 G90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을 판매하면서 플래그십 세단 시장에서 다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G90은 2015년 이후 약 7년 만에 나온 완전변경 모델이자 현대차 내연기관차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 세대 기함급 모델이다. 

제네시스가 글로벌 고급차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플래그십 세단에서 상징적 위상을 확보하는 일은 전체 판매실적 확대 이상으로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 대형세단 시장은 다른 차급에서와 달리 수입차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펼쳐왔다.

다른 차급에서는 현대자동차나 기아의 차종이 대부분 판매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기함급 차량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플래그십 차량은 볼륨모델은 아니지만 그 브랜드의 정체성과 방향성, 가치를 결정한다는 차원에서 중요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제네시스는 이미 G90 사전계약 기간에 1만8천 대 접수를 확보하면서 1년 판매 목표치를 사실상 달성했는데 3월 들어 실제 판매량도 S클래스를 추월하면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1년 12월17일 사전계약을 시작해 첫 날에만 1만2천 대가 접수됐고 사전계약이 끝날 때 1만8천 대를 채웠다.

올해 G90 판매 목표치가 글로벌 시장 2만 대라는 점에서 국내에서만 사전계약으로 대부분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법인차에 구분되는 번호판을 부여하는 규칙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제네시스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당선자는 후보 시절 고가의 수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개인이 유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인차의 번호판 색을 일반차와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편법 및 탈세 행위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법인차 번호판의 색을 연두색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고가의 수입차 수요가 줄면서 제네시스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 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G90 판매 확대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올해 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부품 조달이 녹록지 않다.

현대차는 앞서 열린 1분기 경영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이슈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불확실한 요인으로 남아있다”며 “지속되는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는 아직까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