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쌍용차 재매각 경쟁이 ‘3파전’ 양상으로 좁혀지고 있는 가운데 인수 참여자들의 진정성과 관련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쌍용차 경영정상화보다는 ‘젯밥’인 평택공장 부지 개발 차익에 관심이 많은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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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1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파빌리온PE는 이날 사전 인수의향서를 쌍용차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파빌리온PE는 2021년 9월 처음 진행됐던 쌍용차 매각 공개입찰에 전기차업체 이엘비앤티(EL B&T)와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참여했던 곳이다.
당시 파빌리온PE와 이엘비앤티 컨소시엄은 본입찰에서 최고가인 5천억 원을 써냈지만 자금증빙 등이 부족해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다.
이런 파빌리온PE가 지속해서 쌍용차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을 놓고 시장에서는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부실기업을 사들여 경쟁력을 강화한 뒤에 재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쌍용차는 회생채권 및 회생 담보권 8532억 원 등을 포함해 1조 원 이상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2017년부터 5개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1조 원을 들여 인수를 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데다 자동차산업이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다.
쌍용차의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파빌리온PE 같은 사모펀드가 출구전략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현재 쌍용차 인수에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들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지속해서 제기된다. 쌍용차가 보유하고 있는 평택공장 부지가치가 높아 이를 고려해 인수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진행된 첫 매각에서도 본입찰 이전에 다수의 기업이 인수의사를 보인 것을 놓고 평택공장 부동산 개발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쌍용차의 평택공장은 평택시 칠괴동에 위치해 있는데 입지가 좋아 개발을 통해 수익을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평택공장 부지만 하더라도 85만 ㎥(25만7천 평) 규모다.
특히 평택공장은 수서고속철도(SRT) 평택 지제역과 가까운 데다 지제역 주변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고덕신도시 조성사업 등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부동산 가치가 앞으로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쌍용차가 자본 증대효과를 위해 2021년 3월 진행한 자산가치 재평가에서 해당 부지의 가치는 6813억 원 수준이었는데 그 뒤 더 올라 현재는 1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앞으로 주택용지 등으로 용도변경까지 되면 토지 가치가 상승할 여지는 더 커진다.
이런 점 때문에 파빌리온PE 같은 사모펀드의 출구전략이 부지 매각이나 택지 개발 등을 통한 차익을 배당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파빌리온PE뿐 아니라 사전 인수의향서를 낸 KG그룹과 쌍방울그룹도 완성차 사업 경험이 없는 만큼 제사보다는 젯밥, 즉 쌍용차 경영 정상화보다 평택 부지 개발 이익에 더 관심이 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KG그룹은 KG스틸을 바탕으로 철강에서 완성차까지 수직계열화하는 방식의 시너지를, 쌍방울그룹은 특장차 회사인 광림과 상승효과를 낼 수 있어 인수에 참여한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재 자동차산업이 미래모빌리티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자동차산업과 관련한 노하우가 없으면 경영정상화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자동차산업이 전기차로 전환되고 있는 데다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한 대비도 필요한 시점인 만큼 막대한 투자가 뒷받침 돼야 쌍용차가 생존할 수 있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택지개발을 하겠다고 했을 때 쌍용차 노조와 평택시 등이 반대하며 무산돼 아파트 단지 개발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쌍용차와 법원이 진정성 있는 인수 후보자를 신중하게 골라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