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약 53조에 인수 제의, 적대적 인수합병 가능성도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트위터를 완전히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트위터 이사회는 이런 제안을 두고 부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는데 머스크 CEO가 결국 트위터 지분을 추가로 매수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힘을 받는다.

일론 머스크 CEO는 14일 트위터를 통해 ‘나는 제안을 보냈다’고 밝히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통해 제출한 트위터 인수 제안서를 공개했다.

1주당 54.2달러, 전체 약 430억 달러(약 53조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겠다는 제의를 내놓은 것이다.

트위터 측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해당 제안서를 받았다며 이사회를 통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가 제안한 인수금액은 1월28일 종가 기준 트위터 주가에 약 54%의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4월14일 종가인 45.08달러와 비교해도 약 20% 높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미 트위터 인수를 위한 공동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도 트위터 인수에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트위터 이사회가 머스크 CEO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을 두고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그가 제안한 지분 인수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트위터 주가가 지난해 약 70달러 안팎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가 제안한 54.20달러의 지분 인수 가격이 대마초를 상징하는 은어 ‘420’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을 두고 인수 제안의 진실성을 의심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그는 이전에 온라인 방송에서 대마초를 피우면서 방송을 하다가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고 과거 테슬라를 1주당 420달러에 자진상장폐지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해당 은어를 종종 활용했다.

반면 증권사 웨드부시는 “트위터가 머스크 CEO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다면 주가가 반토막날 것”이라며 “이사회에서 이런 제안을 거절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1분기에만 9% 이상의 지분을 사들여 트위터 최대주주에 올랐는데 처음에는 경영 참여 뜻이 없다고 밝혔다가 뒤늦게 지분 인수 이유를 경영 참여 목적으로 증권거래위에 신고했다.

4월 초 트위터 측이 머스크 CEO에 이사회 합류를 제안하고 정식으로 약속을 잡았지만 머스크 CEO는 이런 제안을 당일에 거절하고 약속에 불참했다.

이런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트위터를 완전히 인수한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에서 현재 약 8100만 명으로 가장 많은 팔로워 수를 확보하고 있는 이용자인데 그동안 트위터의 표현 검열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이사회 참여만으로는 트위터에서 이런 변화를 이끌기 어렵다고 판단해 완전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위터 측이 머스크 CEO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가 다른 투자자들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우호지분을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을 추진하며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이사회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가 적대적 인수합병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규정상 트위터 이사회 구성원은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높이지 못하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를 인용해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 CEO가 더 이상 지분을 확보하기 어렵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