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2022-04-0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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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올해는 적자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근 동남아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방역의 빗장이 풀리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어 저비용항공사들은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 3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이전 저비용항공사들의 매출 비중이 높았던 일본과 중국 등의 해외여행 수요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낙관적 전망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일 항공업계와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3월21일부터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 의무를 면제한 데다 해외 여러 나라들이 코로나19 방역의 빗장을 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로서는 동남아여행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반가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저비용항공사들의 매출을 살펴보면 동남아 노선의 비중이 높다.
제주항공은 2019년 전체 매출 가운데 동남아 노선에서 32%를 거뒀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한 해 동안 매출의 39.4%가 동남아 노선에서 나왔다.
하나투어가 외교부 및 각국 대사관, 관광청을 통해 해외입국자에 대한 방역조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3월29일 기준 한국 여행객의 주요 해외여행지 가운데 무격리로 입국이 가능한 국가는 총 39개 나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동남아시아 국가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라오스 등 10개 나라다. 하나투어의 집계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말레이시아도 이달 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면 무격리 입국할 수 있다.
제주항공은 3월 말 기준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와 태국 방콕, 필리핀 세부·마닐라·클락 등에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데 이들 나라가 모두 무격리 입국이 가능하다.
티웨이항공은 3월 말 기준으로 라오스 비엔티안과 태국 방콕, 베트남 다낭·하노이·호찌민 등 동남아시아를 오가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 모두 무격리 입국이 가능한 곳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비행기를 띄우고 있는 사이판, 괌 등 남태평양에 있는 지역의 여행수요는 일찌감치 되살아났다.
사이판은 한국과 트래블버블(여행제한권역)을 지난해 7월 체결한 이후 무격리 입국이 가능해 지속적으로 여행 수요가 늘고 있으며 괌과 하와이는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일찌감치 자가격리를 면제했다.
이처럼 방역 빗장을 푸는 국가들이 늘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일본 노선의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두 나라는 여전히 방역지침을 엄격하게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급증하자 도시를 봉쇄하는 등 고강도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3월29일과 30일 8천 명을 넘기는 등 매일 최다 감염자 수를 경신하고 있어 당분간 중국은 고강도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낫다. 일본은 3월 들어 하루 입국 제한 인원을 3500명에서 5천 명으로 늘린 데 이어 3월14일부터는 7천 명까지 인원을 늘렸다.
하지만 여전히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의 입국은 제한하고 있으며 3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해 여행수요가 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과 중국 노선은 저비용항공사들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제주항공의 전체 매출 가운데 일본과 중국에서 거둬들인 매출이 34%에 이른다.
티웨이항공의 2019년 매출을 보면 27.8%가 일본과 중국 노선에서 나왔다.
저비용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동계올림픽 이후 방역조치가 풀릴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며 "일본은 조치가 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역지침 완화 기조를 보이는 것과 달리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허가를 더디게 내주고 있다는 점도 빠른 실적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있는데 비해 아직 국제선 노선 허가 등에서는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인력은 모두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허가만 나면 바로 비행기를 띄울 수 있는 상황인데 허가가 나는 속도가 더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저비용항공사들의 국제선 여객이 완전히 회복되는 시점을 2023년 3분기라고 보기도 한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하늘길이 열릴 가능성은 낮지만 일본과 동남아 등 기타 아시아지역의 하늘길이 다시 열릴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국제선 여객의 완전 정상화 시기는 2023년 3분기다”고 바라봤다.
저비용항공사들은 2019년과 2020년에 이어 2021년 3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2021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2703억 원, 영업손실 3145억 원을 봤다. 순손실도 2752억 원에 이른다.
제주항공은 2019년에는 별도기준으로 영업손실 358억 원, 순손실 362억 원을 봤고 2020년에는 영업손실 3313억 원, 순손실 3023억 원을 낸 바 있다.
티웨이항공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2021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2144억 원, 영업손실 1481억 원을 냈다. 순손실은 1533억 원으로 집계됐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영업손실 205억 원, 순손실 444억 원을, 2020년에는 영업손실 1736억 원, 순손실 1387억 원을 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