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구독서비스도 애플과 격돌, 생태계 약점 극복해야

▲ 삼성전자 미국 홈페이지에서 운영했던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삼성 액세스’. <삼성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 시장을 놓고 격돌한다.

29일 안드로이드 폴리스 등 해외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구독 서비스인 ‘삼성 액세스’의 재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 엑세스는 2020년 삼성전자가 미국에만 출시했던 구독 서비스다.

월 37달러에 갤럭시S20를 사용할 수 있고 3개월 동안 구독한 뒤 임대 장치를 반환하고 수수료 없이 해지할 수 있었다. 갤럭시S21과 갤럭시노트20 등도 구독 서비스 대상이었다.

또 9개월마다 최신 장치로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고 2021년 말 삼성 액세스 서비스는 종료됐다.

하지만 최근 애플이 기기 구독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전자도 삼성 액세스를 강화한 뒤 다시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아직 출시 계획이 없다.

블룸버그는 24일 애플이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제품들을 위한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크 거먼 블룸버그 기자는 “애플의 구독 서비스는 1~2년 약정으로 분할된 기기 가격이 아니라는 점에서 할부 방식과는 다르다”며 “독자가 어떤 기기를 선택하는지에 따라 월 사용료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의 가장 큰 매출원인 아이폰은 애플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는 애플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도록 도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애플은 올해 말이나 2023년 초에 기기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처음에는 아이폰으로 시작해서 아이패드, 맥북, 애플워치 등으로 대상이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의 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폰 시리즈를 출시하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좋지만 주력 제품의 출시가 없는 상반기에는 비수기를 겪어야 했다. 이는 애플의 실적 안정성을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대신 구독하게 된다면 별도의 비수기 없이 매분기 예측 가능한 실적을 낼 수 있게 된다.

또 애플이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애플TV, 애플뮤직 등 다른 구독 서비스의 생태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은 최근 서비스 매출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구독 생태계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해외 IT매체 샘모바일은 “애플은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를 통해 아이폰을 원하는 고객들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반면 삼성전자가 자체 하드웨어 구독 서비스를 내놓을 수는 있지만 고객을 가두어 놓고 떠나지 않도록 사로잡을 수 있는 다른 서비스 생태계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