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채권단이 한진중공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한다.

한진중공업은 11일 산업은행 등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자율협약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에 따라 채권단은 한진중공업에 신규로 1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2월 1300억을 지원한 것을 포함하면 모두 2500억 원을 지원하는 셈이다.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자율협약 맺고 1200억 지원받아  
▲ 안진규 한진중공업 사장.
채권단은 협약 만료기간인 2018년 12월 말까지 출자전환을 통해 1천억 원대의 이자감면과 원금상환 유예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필리핀 수빅조선소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도 보장한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선박을 제대로 인도하지 못하면 금융기관이 선수금을 선주에게 대신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한진중공업이 2007년 건립한 수빅조선소가 조선업계 불황에도 글로벌 조선소로서 경쟁력을 갖추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RG발급을 보장한 것으로 보인다.

수빅조선소가 국내 조선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낸 해양플랜트 물량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점도 RG발급에 한몫을 했다.

한진중공업은 2조 원에 이르는 보유 부동산 매각, 대륜발전 등 에너지 발전계열사 매각 등이 포함된 자구계획안을 성실히 이행해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한진중공업은 국내 다른 조선사들이 구조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과 비교해 비교적 빠르게 자율협약 단계를 통과했다. 한진중공업 노조의 역할이 컸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그동안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방안에 반발했다. 하지만 노조가 회사의 존속과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자율협약 체결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해 10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동의서를 제출했다.

한진중공업은 자율협약 양해각서 이행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그동안 비핵심자산 매각, 조직 슬림화 등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며 “자율협약 기간도 비교적 짧고 협약에 포함된 자구안을 이행하는데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대형상선 중심의 수빅조선소와 특수선 중심의 영도 조선소 등 투트랙 전략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