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열 하나생명 대표이사 내정자가 하나생명을 깐깐하게 바꿔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강화 과제에서 실적이 미흡한 아픈 손가락으로도 꼽히는데 이 내정자는 경영기획과 재무분야에서 쌓은 역량을 가지고 대대적 체질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하나생명 맡게 된 이승열, 체질개선 기대받는 재무전문가

▲ 이승열 하나생명 대표이사 내정자.


24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이 내정자는 은행 출신으로 ‘보험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영기획과 재무분야에서 오래 일한 경험으로 뛰어난 분석력과 기획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이 내정자는 금리 상승 추이를 지켜보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나생명의 실적 부진은 금리 상승과 저축성보험에 지나치게 쏠려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저축성보험도 가입자가 늘면 수익에 보탬이 되지만 금리가 상승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보험사가 저축성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보험상품은 크게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나뉘는데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주로 매출을 올리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방카슈랑스는 은행 등 다른 금융부문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하나생명은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한 만큼 이 내정자의 어깨도 무겁다. 하나생명의 2021년 순이익은 243억 원으로 2020년보다 8.6% 줄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하나생명이 순이익 기여도 측면에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지주와 적극 소통하는 일도 이 내정자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생명이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의 보험 계열사와 비교해 자산규모에서부터 크게 밀리다 보니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보험부문을 키우기 위해 인수합병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내정자는 지주에서 그룹재무총괄로 일한 경험도 있고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와 통합에서도 중책을 맡았던 적이 있어 당초 그룹에서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하나생명 대표에 발탁했을 수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10일 실시한 2021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비은행 사업부문에서 결제, 자본, 보장 등 측면에서 경쟁업체보다 열위에 놓여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은행 부문 중심의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학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외환은행에 입행했고 하나은행 경영기획부 부장과 하나금융지주 그룹재무총괄(CFO) 부사장, 하나은행 경영기획그룹 겸 사회가치본부 부행장 등을 지냈다.

하나은행이 4대 시중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이 내정자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이 내정자는 2015년 하나은행의 경영기획부에서 재무 전략을 맡았는데 이때 수익성과 자본 적정성 눈에 띄게 좋아졌다. 

물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통합하면서 시너지도 났겠지만 순이익이 2015년 9900억 원에서 2016년 1조3700억 원으로 38.3%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2015년 9월 통합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