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국내 전기차시장 안착을 위해 가격 경쟁력을 승부수로 띄웠다.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들과 비교해 충분한 실내공간 등을 앞세워 상대적으로 주행거리가 짧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쌍용차에 따르면 11일부터 코란도 이모션 사전계약을 진행하고 있는데 첫날 예상을 웃도는 고객반응이 나오며 흥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계약 건수 등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기대했던 물량 이상의 신청이 첫날부터 들어왔다”며 “현재도 지속적으로 영업점 등을 통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로 올해 3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를 진행하고 있다.
쌍용차는 파격적 가격 정책을 통해 코란도 이모션 판매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전기차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기 차량들과 달리 코란도 이모션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아닌 내연기관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코란도 이모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를 적용했을 때 E3 트림은 4056만5천 원, E5 트림은 4598만7천 원으로 책정됐다.
상위 트림인 E5를 기준으로 살펴봐도 올해 변경된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급기준에서 100%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환경부는 2022년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을 지난해 6천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낮춰 잡았다.
여기에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적용하면 E3가 3880만 원, E5가 4390만 원인데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정부의 2022년도 전기차 보조금까지 포함하면 실 구매가는 2900만 원 안팎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가운데 가격대가 비슷한 차종은 르노삼성자동차의 르노 조에, 한국GM의 볼트EV 등이다.
코란도 이모션과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들이 소형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쌍용차의 코란도 이모션은 준준형이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많다.
코란도 이모션의 적재공간은 551리터로 국내 전기차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가운데 가장 넓다. 비슷한 가격대인 르노 조에가 338ℓ, 볼트 EV 2022년식이 409ℓ 수준에 머문다.
더구나 최근 국내 소비자들이 최근 같은 가격이라면 상대적으로 큰 차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코란도 이모션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셈이다.
쌍용차로서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통해 전기차시장에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란도 이모션이 쌍용차 회생과정에서 전동화 전환의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가 코란도 이모션 이외에 전기차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하루빨리 경쟁력을 강화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기업회생절차를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더구나 2023년부터 정부가 무공해차 판매 비중 목표에 미달하면 기여금을 부과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쌍용차로서는 전기차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국내 자동차회사들에게 무공해차 판매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목표를 설정했다.
쌍용차는 2022년도 기준으로 전체 자동차판매에서 8%만큼의 무공해차를 판매해야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코란도 이모션이 쌍용차의 첫 전기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물론 주요 차종들과 같은 판매량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