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현 라파스 대표이사가 몸 안에서 녹는 작은 바늘(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이용해 개량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20일 라파스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면역치료제 후보물질 ‘DF19001’의 임상1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아 11월 안으로 임상에 들어가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DF19001은 알레르기 비염을 유발하는 항원을 탑재한 면역치료제 후보물질이다.
면역치료법은 항원을 주기적으로
몸에 주입해 알레르기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말한다.
DF19001은 특히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이용한 개량신약 후보물질로 올해 2월 식약처에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품질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뒤 처음으로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니들이란 몸 안에서 녹는 작은 바늘을 만들어 찔렸을 때 통증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기술을 말한다.
보통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평균 10년 이상이 소요되며 1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개량신약은 허가를 받은 제품을 기반으로 해 임상시험 기간이 4~5년으로 짧고 개발비용도 신약의 5분의 1 수준으로 적게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기술을 이용해 저분자화합물, 생물학적 의약품, 백신 등의 약물이나 화장품 성분을 피부를 통해 몸 안으로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코점막에서 항원에 관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가 주요 증상이며 코, 눈, 목의 가려움증, 두통, 눈물, 후각감퇴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라파스는 세계 알레르기 면역치료제시장 규모가 2016년 기준 13억7천만 달러(약 1조6천억 원)에서 2025년까지 해마다 11.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정 대표는 알레르기 비염 면역치료에 최소 2~3년 동안의 투약이 필요한데 환자의 복약 편의성이 높아야 알레르기 면역치료제로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제품은 주사제로 만들어져 3년 동안 매주 투약해야 해 복약 순응도(의사가 처방한 대로 환자가 복용하는 정도)가 17%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파스에 따르면 DF19001은 마이크로니들기술을 사용해 피부에 넓게 닿지 않아 아나필락시스 쇼크(특정 물질이 몸에서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 같은 부작용 위험을 낮출 뿐만 아니라 병원에 방문할 필요없이 환자 스스로 부착할 수 있다.
2006년 설립된 라파스는 2019년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그동안 마이크로니들기술을 이용한 화장품 등 미용제품의 제조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해왔다.
정 대표는 최근 바이오의약품사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골다공증 치료제 후보물질(임상1상 승인), 알레르기 비염 면역치료제(임상1상 승인)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고 보령제약과 함께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임상1상 승인)도 마이크로니들 패치제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의약품 패치제품은 동일 성분의 제형 변경작업만 거치면 돼 임상1상에서 생물학적 동등성이 입증되면 신속한 상업화 추진이 가능한 것으로 바라본다.
라파스는 세계 마이크로니들제품의 시장규모가 2019년 6억2천만 달러(약 7300억 원)에서 해마다 6.5%씩 성장해 2030년에는 12억 달러(약 1조4천억 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 대표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기존 파스형 패치제품은 흡수량이 적고 피부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기술을 적용한 패치 제품과 차별점이 있다”며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패치를 가장 먼저 상용화해 개발하는 회사는 라파스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연세대학교에서 생명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산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았고 현재 라파스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라파스 주식 205만 주(지분율 23.8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