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하반기 들어 KT그룹과 시너지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 행장은 KT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경쟁 인터넷전문은행과 경쟁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 은행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에 위협을 느끼고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더해 하반기부터 인터넷전문은행업권 자체의 경쟁도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1년 반 만에 영업을 재개한 뒤 올해 상반기까지 고객 수와 수신, 여신을 급격히 늘려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고객 수 400만 명을 확보했으며 수신과 여신은 각각 7조5400억 원, 2조1천억 원 증가했다. 이에 올해 2분기에는 순이익 39억 원을 거둬 출범 이후 첫 분기기준 흑자를 내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여전히 누적 수신과 여신규모에서 두 배 이상 차이를 내고 있고 고객 수에서는 1천만 명 이상 앞서고 있다.
이에 더해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10월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는 이미 2%대 금리를 제공하는 파격적 수신 상품을 선보이기로 하며 공격적 영업을 예고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2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토스앱 안에서 뱅킹서비스를 구현하기로 한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서 행장은 KT그룹과 시너지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심화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KT그룹사라는 장점을 활용한다면 다른 인터넷전문은행과 차별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부터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고 카카오뱅크앱을 통해 뱅킹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자체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카카오그룹 금융계열사인 카카오페이와 시너지를 내는 데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토스뱅크는 토스,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등 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케이뱅크는 BC카드, 스마트로 등 금융 계열사에 더해 비금융사인 KT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룹 시너지 측면에서 케이뱅크의 협력 범위가 더 넓은 셈이다.
서 행장은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KT그룹과 이벤트, 상품 등 협력사업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7월 KT와 스마트폰 구입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상품인 '스마트론'을 출시한 데 이어 BC카드와 상업자표시 신용카드도 선보였다.
8월에도 KT 이용고객에게 최고 5% 금리를 제공하는 입출금통장을 내놨다. 9월부터 연말까지는 케이뱅크앱을 통해 KT에서 최신 스마트폰 개통을 신청하고 케이뱅크 계좌로 통신비 자동이체를 설정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2만 원의 통신비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KT가 BC카드를 중심으로 케이뱅크, 스마트로 등 금융계열사를 한 데 모아 사업 단위에서 협력관계를 더 공고히 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앞으로 KT뿐 아니라 다양한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하반기에 KT, BC카드 등 KT그룹과 협력 상품을 선보인 것처럼 앞으로 KT그룹과 시너지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