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나란히 선정되면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를 대표하는 운용사로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에서도 수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외부위탁운용관리 위상 굳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경쟁

▲ 삼성자산운용(위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로고.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면서 외부위탁운용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단단히 다질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은 삼성자산운용의 계약이 올해 말 만료되는 데 따라 이뤄졌다.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입찰에 참여했다.

재도전에 나선 삼성자산운용이 종합평점 90.8151을 받아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입찰가격점수가 9.7173, 기술평가점수는 81.0978이었다.

KB자산운용은 종합평점 82.4767점을 받았다. 기술평가점수가 72.9864점에 그쳐 기술평가분야 배점한도(90점)의 85%를 넘어야 한다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협상평가 부적격자로 제외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1월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로 선정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복수 주간운용사체제를 꾸리게 됐다.

이에 따라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를 대표하는 대형종합자산운용사다.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도 강자로 평가받으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연기금투자풀과 산재보험기금 등 외부위탁운용관리시장에서 가장 많은 50조 원 규모의 자금을 위탁운용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투자풀 제도가 도입된 2001년부터 20년 이상 주간운용사를 맡으면서 풍부한 운용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기금 등 민간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성과도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택도시기금, 주택도시보증공사 여유자금 등 30조 원 수준의 자금운용을 맡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다음으로 많은 규모다.

특히 올해 1월에는 무려 6차례 도전 끝에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제치고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연기금투자풀은 운용보수가 낮지만 운용규모가 크고 정부기금을 운용하는 만큼 대외적 위상과 신뢰도 등의 의미가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데 큰 힘을 얻은 셈이다.

연기금투자풀 내에서 투자풀 참여 기금들의 자금운용을 맡기 위한 경쟁도 불가피하다.

연기금투자풀 전체 수탁규모는 2021년 7월 말 기준으로 35조8471억 원이다. 올해에만 약 10조2천억 원이 늘면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70%가 넘는 27조5천억 원 규모의 자금운용을 맡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수탁규모는 8조2천억 원 정도로 격차가 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4월부터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업무를 새로 시작한 만큼 수탁규모를 늘리기 위해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투자풀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가입대상을 확대하고 있어 수탁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2년부터 완전위탁형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기존에 연기금투자풀 참여 기금이 여러 투자상품을 선택해 자금을 맡기는 것과 달리 완전위탁형제도는 기금의 자금을 온전히 위탁받아 자산운용 모든 주기를 맡는 제도다.

올해 약 15개 기금이 시범운용되고 있으며 전면 시행을 앞두고 수요조사도 진행되고 있다. 개별 기금의 전주기를 관리하게 되는 만큼 이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기금투자풀 내에서도 운용사들이 개별 기금을 대상으로 마케팅 강화 등 각자의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기금투자풀은 정부부처 기금 여유자산의 운용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2001년 12월 도입됐다. 삼성자산운용이 단독으로 운용하다가 2013년부터 한국투자신탁운용과 복수 운용체제로 변경됐다.

이후 2021년 4월부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한국투자신탁운용 대신 주간운용사를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